[이재용의 '뉴 삼성'①]27일 등기이사 선임, 삼성의 미래 방향 제시할 듯

2016-10-1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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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채명석·박선미·류태웅 기자 = “비록 갤럭시 노트7은 실패했지만 삼성은 고객의 마음을 어떻게 추슬러야 하는지를 배웠다. 당장은 1보 후퇴했지만 장기적으로는 2보 전진할 수 있는 큰 자산을 얻었다."

한 재계 고위임원은 최근 갤럭시 노트7 사태와 관련, 이렇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교훈을 살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포용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고객 친화적인 혁신 제품을 창조해 내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며 "이 부회장의 ‘뉴 삼성’은 이렇게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등기이사’ 선임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 부회장은 오는 27일 오전 서초동 삼성전자 빌딩에서 열리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임원에 선임된다. 관례에 따라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간의 관심은 주총 직후 개최될 이사회에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처음으로 삼성 계열사 대표이사에 오를지 여부가 확정되기 때문이다.

삼성측은 아직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재계에서는 갤럭시 노트7 사태를 계기로 이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삼성전자에 분사와 주주 배당 등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한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도 이 부회장을 지원하는 모양새다.

물론 선택은 이 부회장의 몫이다. 삼성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현재 이 부회장이 다각적인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삼성 출신 고위 관계자는 “갤럭시 노트7 생산·판매 중단 결정 전후의 일주일 동안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 중이었다. 하지만 사태가 확산되자 주저하지 않고 사후 처리를 빨리 진행했다”면서 “갤럭시 노트7과 관련한 주요 사안을 결정하면서 앞으로 자신의 처신과 관련한 많은 생각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삼성 출신 관계자도 “이 부회장은 갤럭시 노트7 사태를 비롯, CEO로서 어떤 덕목을 갖추고 행동해야 할지에 대해 많은 자문을 구했을 것”이라면서 “그들이 어떤 조언을 했고 조언들 가운데 이 부회장이 어떤 것을 취했는지는 오는 27일 판명날 것”이라고 말했다.

27일은 삼성전자의 3분기 확정실적이 발표되는 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일단 갤럭시 노트7 사태에 따른 전체 예상 손실 규모를 7조원 대라고 발표했으나, 이날 발표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손실 규모를 내놓을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갤럭시 노트7 사태가 국가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사업보국을 자부심으로 내세워왔던 삼성그룹 구성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상태"라며 “책임있는 자리에 오르는 만큼 이 부회장은 이들의 허탈감을 보듬고 동일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기업 문화와 조직의 개선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그룹은 12월 초 그룹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임직원 인사를 연이어 단행한다. 또 2017년도 사업계획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와 사업계획에는 이 부회장의 ‘뉴 삼성’의 지향점이 담길 전망이다. 갤럭시 노트7 사태에 따라 삼성전자 IT·모바일(IM) 사업 부문을 비롯해 실적 달성이 부진한 계열사들에 대대적인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놓고 봤을 때 기우에 가깝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과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실패를 많이 해서 실패를 기록으로 남기는 사람에게 되레 상을 주라고 했다. 임직원들이 열심히 일을 했으나 실패해 회사가 손해를 보더라도 그들에게 오히려 상을 주라는 것이다. 이는 이 부회장이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중요한 경영철학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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