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스패닉·흑인의 압도적 지지 받는 클린턴..."백인 여성 잡아야"
클린턴은 일단 유색인종과 흑인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LA 타임스가 최근 진행한 지지도 조사 내용에 따르면 흑인 지지층은 87.4%로 지난 6월 조사치(91%)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트럼프의 지지율(3.9%)에 비하면 거의 30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히스패닉 지지율도 53%로 트럼프(34.7%)를 앞섰다. 아시아계 등 기타 유권자들의 지지율도 50.4%에 달했다. 다만 백인의 지지율은 33.8%에 불과해 트럼프(54%)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실제로 조지 W.부시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난 2000년 대선에서는 백인 유권자 비율이 81%(흑인 10%, 히스패닉 7%)에 달했지만 2012년에는 72%로 급감했다. 반면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의 비율은 각각 13%, 10%로 늘었다. 2012년 대선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임에 성공했다.
때문에 의회전문매체 더 힐을 비롯, 현지 언론들은 유색인종의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는 클린턴이 이번 대선에서 승기를 잡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하지만 경선 당시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의 지지자 가운데 절반밖에 흡수하지 못한 것은 클린턴의 약점으로 지목된다.
또 승세를 확정하려면 앞으로 남은 유세 과정에서 백인 여성들의 지지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가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등록 유권자 가운데 50~64세 연령대 백인 여성의 클린턴 지지도는 36%까지 떨어져 트럼프(50%)에 뒤처졌다.
◆ 백인층만 겨우 잡은 트럼프..."밀레니얼 세대 잡아야"
공화당 측에서도 유색인종 유권자의 영향력에 대해 이미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트럼프의 잇따른 인종차별 발언과 말실수로 인해 표심 되찾기가 어렵겠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트럼프 캠프에서는 유색인종의 표심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주요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층' 잡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LA 타임스가 약 3000명의 등록 유권자 패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에 대한 백인 지지율은 54%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턴(33.8%)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다만 히스패닉 지지율은 30%대에 머물러 있어 클린턴(53%)에 비해 한참 뒤지고 있다.
인구 통계학적으로 미국 내 유색인종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지율이 떨어지는 만큼 백인 지지율을 최소 6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가 자유무역협정(FTA) 등 모든 무역 협상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도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해 불만이 높은 백인 중산층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러 모로 불리한 트럼프 입장에서는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2~2000년생으로 18~35세 연령대의 젊은 층이다. 이번 대선의 유효 유권자는 4900만 명으로 추산되지만 트럼프에 대한 지지도는 낮은 편이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따르면 '오늘 대선 투표를 한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냐'는 질문 18-26세 연령대에서는 45%가 클린턴을 27-34세 연령대에서는 51%가 클린턴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를 지지하겠다는 의견은 각각 20%, 22%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