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8일 취임 후 첫 중국 방문에 나섰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후 동남아 지역 이외 국가를 방문한 것은 중국이 처음이다. 방중기간 그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보다는 경제협력에 중점을 두고 중국과의 관계 회복에 주력할 예정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방중에 앞서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외조부가 중국인이다", "중국만이 우리를 도울 수 있다”는 등의 말로 중국에 잇단 호의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필리핀은 철도·항구 등 기초 인프라시설 확충이 절실하다며 중국이 연화차관(소프트 론)을 제공해주길 바란다는 말도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남중국해 문제를 강하게 주장하지 않는 대신 경제 협력에 집중함으로써 중국으로부터 최대한 실리를 얻어내겠다는 심산이다.
중국으로서도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필리핀을 끌어안음으로써 최대 현안인 남중국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8일 사설을 통해 "중국은 두테르테가 내민 화해의 손길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그 동안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호감을 수 차례 보여왔다며 “중국은 두테르테 정권이 가져온 전략적 기회를 반드시 잡아서 그의 방중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중국과 필리핀간 관계 회복을 강력히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17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중국은 필리핀과의 관계 개선과 발전을 중시한다"며 "양국이 함께 노력해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이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나흘간의 방중 기간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정상회담하고,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도 별도 회동한다.
필리핀 기업인 300명으로 이뤄진 대규모 사절단이 함께 방중해 중국과 고속철, 농업, 건설, 관광등 다양한 영역에서 경제협력을 모색할 예정이다. 한편 홍콩 봉황망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중국, 러시아와 합동군사훈련에 나설 의사도 밝혔다며 중국 무기를 구매할 뜻도 있다고 내비쳤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