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여인홍 사장 "새로운 비전과 전략으로 농식품 산업 위기 탈출"

2016-10-16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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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취임한 여인홍 신임 사장이 aT의 비전과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aT]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지난 반세기를 돌아보고, 앞으로 반세기를 위해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준비할 것입니다."

여인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1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던진 첫마디다. 

여 사장은 "1967년 설립된 aT는 내년이면 출범 50주년을 맞는다"며 "글로벌 시장뿐 아니라 농어업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에 공사의 새로운 50년 미래를 준비하고 한단계 도약시키는 것이 CEO로서의 역할이자 사명"이라고 밝혔다. 

여 사장은 지난 32년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유통정책과장, 유통국장, 식품산업정책실장, 차관 등을 거치며 aT의 비전과 전략에 대해 고민해 왔다. 그는 농업·식품산업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aT가 공공기관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매진할 계획이다.

전방위적인 시장개방,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농식품산업은 어려운 환경에 직면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여 사장은 aT의 미션을 ▲정부정책을 선도하는 기능 강화 ▲농업분야 청년인재 유입 등 농식품 일자리 창출 ▲탄력적인 조직·인력 운영 ▲성과 중심 조직문화 정착 등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우리 농업의 최대 현안인 시장개방에 따른 해외시장 개척, 농산물 유통개혁․선진화, 농가 소득증대 등의 해법 도출을 위해 30여년 간의 농업분야 경험과 노하우 활용해 혼심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aT의 업무 중점 추진 방향은?

"시장개방, 글로벌 성장 둔화, IT정보기술의 발달, 소비자 눈높이 증가 등 환경변화에 맞게 사업을 개선·발전시킬 계획이다. 

우선 유통, 수급, 수출, 식품 등 공사의 기본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농수산물의 수급안정과 유통구조 개선 기능 강화를 위해 수급관리 종합시스템 고도화로 농업관련 데이터 분석해 가격·출하·작황·대책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적기에 수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직거래법 시행에 따른 직거래 인증제도 도입, 사이버거래소 등 온라인 거래, 로컬푸드 확산 등 신유통의 내실화도 준비하고 있다.

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한 해외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도 짜고 있다. 중국, 동남아, 중동 등 미래 핵심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권역별 특성에 부합하는 맞춤형 전략으로 시장을 확대키로 했다. 칭다오 물류센터 등 현지 수출물류 인프라 구축과 활용성도 늘리기로 했다. 

또 식품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식품산업 육성이 국산 농산물 수요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농업과 식품산업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중소 식품·외식업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할 방침이다." 

◆농산물 수급불안정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은?

"농산물은 기후변화 등으로 수급 불안정성이 상존한다. 농산물 수급안정은 정확한 수급정보 확보, 효과적 분산, 비축, 방출 등 실물사업이 적기에 추진될 때 농산물 수급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aT에서는 국내 수급상황에 따라 수급조절위원회와 연계, 수매·수입비축 및 방출 등을 통해 농산물의 수급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수매 품목은 배추, 무, 양파, 마늘, 건고추, 콩이고, 수입품목은 고추, 마늘, 양파, 생강, 팥(녹두), 참깨, 대두, 땅콩 등이다.

올해부터 배추·무 상시비축을 실시하는 등 채소류 수급안정을 위한 정책집행기능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8월부터 가격 변동폭이 큰 배추·무에 대한 계약재배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공급자(산지유통조직)와 수요자(김치제조기업)간 사전계약으로 물량과 가격을 미리 정해 시장에 안정적인 공급을 하기 위한 것이다.

일부물량은 상시비축과 연계 수급조절물량으로 활용한다. 올해 사업규모는 배추 1만6000t, 무 4000t 등 2만t 정도다. 공급자로는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가, 수요자는 대광F&G, 대상FNF, 이킴, 한성식품, 한울 등 김치제조기업이 참여했다. 

내년부터는 마늘, 양파, 고추 등 양념류 품목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외에 유관기관과 협업해 온라인 수급종합시스템을 구축, 수급정보를 전파하고, 적기 수급대책 추진을 위한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상청 기상정보서비스와 연계하는 등 데이터베이스(DB)를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해외시장을 공략 방안은?

"한국 농식품의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식품의 특성상 검역문제를 해소하고, 고품질 제품생산과 안정적인 물량확보가 필요하다. 

특히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커지는 시대에 믿을 수 있는 제품생산은 기본이다. 

농식품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단순 상품수출에서 벗어나 한국의 식문화를 수출해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동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한류열풍이 불고 있다. 한류 콘텐츠와 연계해 한국 식품의 고급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게 중요하다. 이를위해 연간 600만명에 달하는 중국 요우커에 대한 체험형 식문화 관광 활성화 등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시장개방, 온라인 및 모바일 상거래 확산 등에 따른 환경변화에도 신속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aT는 ▲오프라인 중심의 마케팅 툴에 대한 변화 시도 ▲알리바바 등 온라인 채널과 칭다오 물류센터 연계한 중국시장 확대 ▲본격적인 대(對) 중동 무슬림 식품시장 수출 확대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올해 농식품 수출 전망은?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악조건에서도 농식품 수출은 9월말 기준 63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5.8% 증가했다. 반면, 9월말 국가전체 수출은 같은 기간에 비해 8.5% 감소한 3632억 달러였다. 

농식품 수출은 최근 10년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부류별로 신선 6.4%↑(7.1억 달러→7.5 달러), 가공 4.4%↑(38→40), 수산 9.5%↑(14→16) 품목 수출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파프리카(6900만 달러, 13%), 배(36, 32%), 음료(263, 12%), 김(275, 24%) 등은 효자 수출품목으로 떠올랐다. 

농식품부와 aT는 현재 수출 호조세에 만족하지 않고, 연말까지 수출 두자리 수 증가율를 위한 '농식품 수출확대 D-100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aT는 국내외 조직을 활용해 수출 동향 모니터링, 현장 애로 해소, 해외 바이어 밀착관리 등 수출확대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최근 한진해운 사태에 따른 긴급 물류비 지원과 연계해 지원율을 3%p확대 적용키로 했다. 

한국 농식품의 소비 붐 조성을 위해 K-Food 페어, 박람회 등 현지 마케팅 사업을 늘릴 예정이다. K-Food fair는 기존 4개국 4개 도시에서 7개국 9개 도시로 확대하고, 박람회도 9개, 170개 업체에서 9개, 290개 업체로 확대한다.  

삼계탕, 쌀, 김치, 유제품, 포도, 인삼, 딸기, 소고기, 전통주 등 9개 품목에 대한 소비자 체험 사업도 추가 발굴한다. 

또 다큐멘터리·CF·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미디어 홍보를 통한 인지도 제고와 팝업스토어를 통한 소비자 대상 판매 거점 마련에 주력할 방침이다.

중국 천진, 대련, 청두, 충칭 등 주요도시 100개소 내외에 영유아 식품 팝업스토어를 윤영키로 했다. 다음달에 열리는 도쿄 ‘막걸리 페스티벌’과 연계해 신주쿠 막걸리 팝업스토어 홍보도 진행한다. 

국가별, 지역별 시장특성 및 유망품목에 따른 차별화 마케팅도 중요하다. 중화권에는 영유아식품, 레저식품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아세안은 딸기, 배 등을 10대 소비주도층을 집중 공략한다. 

일본은 건강기능성식품 등 신제품으로 수출시장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미국은 과실, 음료, 소스 등의 주력품목을 현지 에스닉 마켓을 통해 공략한다. 유럽연합(EU)은 버섯, 면류,냉동식품 등을 박람회와 안테나숍 활용해 소비를 늘리고, 중동은 과실, 면류, 인삼 등 프리미엄 소비자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식품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식품산업은 농어업에서 생산된 원료를 이용해 식품제조・가공, 외식, 유통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경제활동이다. 이 분야는 영세 업체가 다수인 구조로 경쟁력 제고가 필수다. 

국내 식품시장규모는 음식료품 제조업 80조원, 외식산업 84조원 등 총 164조원 가량이다. 식품 유통업 포함한 광의의 식품산업은 343조원 규모다. 10인 이하 영세 식품제조기업 비중은 91%로 전체 5만7711곳 가운데 5만2713곳을 차지한다. 

aT는 중소 식품·외식기업 지원, 식품산업과 농업과의 연계확대, 판로 개척 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aT센터에 설치한 '농수산식품 기업지원센터'에서는 중소 식품외식업체에 대한 상담・교육・홍보・자금・수출지원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농공상융합형 중소기업 활성화사업'은 농어업인과 중소기업인이 유기적으로 원료조달, 제조가공, 기술개발을 연계해 신제품 생산과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한다. aT는 현재 256개 식품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지원, 컨설팅, 연구개발(R&D) 등을 지원하고 있다.

aT는 또 영세 식품업체를 중견기업으로 육성하기위해 '중소기업협력 지원사업'을 운영한다. 두 개 이상의 중소식품·외식업체가 한 팀을 이뤄 제품개발하고, 마케팅 등을 협업하는 형식이다.

지난해 47개 업체를 16개의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한 결과, 101억원 정도의 매출 증가와 205명의 고용창출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이밖에 국내산 농산물의 생산·가공과 문화·관광 등을 융합한 6차산업화로, 농업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코레일 협업 전통주 명인주병 개발''찾아가는 양조장(예산사과와인 등 18개소)'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특히 지역음식 특화거리인 '우수 외식업지구' 등 로컬 식재료 및 외식산업과 연계를 강화하고 ▲유통업체 바이어 초청상담회 개최 ▲식품박람회 참가 ▲TV홈쇼핑 입점지원 등 중소 식품업체의 판로개척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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