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녹십자가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이 미국 현지 임상시험을 중단한다. 중국 공략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다.
13일 녹십자는 유전자 재조합 A형 혈우병약 그린진에프의 미국 임상을 중단하고, 중국 임상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미국 임상 기간을 2~3년 정도로 예상했지만, 희귀병의 특성상 신규 환자 모집이 더뎌 당초 계획보다 지연됐다. 이는 투자비 증가와 출시 지연에 따른 사업성 저하로 이어져 결국 녹십자는 미국 임상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중국에 집중할 방침이다. 혈우병약 시장 구조나 성장잠재성 측면에서 미국에 비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A형 혈우병 환자는 미국보다 3배가량 많은 5만명으로 추산된다. 현지 혈우병약 시장은 매년 20~30% 넘게 성장 중이다.
녹십자의 혈액제제 입지도 탄탄한 편이다. 녹십자는 20여년 전부터 중국에서 혈약제제 사업을 하고 있다. 녹십자 중국 공장에서 만드는 혈장 유래 A형 혈우병약의 현지 시장 점유율은 35.5%로 전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린진에프는 올 7월 중국에서 임상 승인을 받았다. 회사는 2018년까지 임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허은철 녹십자 사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상황과 투자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공략이 가능한 시장에 집중하고, 차별화된 후속 약물 개발을 가속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