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눈 앞에 '돈'에 취해 멀어져가는 '유커'

2016-10-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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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경절 연휴 유커 몰려와 거액 소비했지만...부정적 기사 잇따라

10월 1~7일 국경절 연휴를 맞아 서울 명동 거리가 낮부터 유커들로 붐비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를 맞아 지갑을 활짝 연 유커(중국인 관광객)맞이에 우리나라도 들썩였다.

포털 검색창에 '유커' 라는 키워드를 치면 '국경절 연휴 유커, 한국 가장 많이 찾아', '사드도 비켜간 유커 소비' 등 물밀듯이 밀려온 유커와 막대한 돈에 대한 기사 일색이다.
하지만 중국의 표정은 반대다. 중국 검색 사이트에 '한국'과 '유커'를 입력하면 온통 부정적인 기사다. 제주도에서 100여명의 유커가 입국 불허로 5일간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는 이야기, 피곤에 지친 유커 사진이 뜨고 대구 공항에서 발이 묶인 모녀의 사연도 눈에 띈다. 

유커 입국 불허 사태에 대해 한국 당국과 언론은 “규정대로 했을 뿐” 이라며 우리의 잘못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중국 언론의 비판적 기사가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에 따른 공격이라는 해석도 쏟아졌다.

하지만 이를 관망해도 될까. 설레이는 마음으로 한국을 찾은 유커에게 남은 부정적 이미지, 고정관념, 커지는 불만은 이대로 괜찮은가.

최근 중국에서는 왕훙(網紅·파워블로거)이 막강한 홍보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왕훙의 급부상은 인터넷을 타고 도는 입소문이 한 제품과 개인, 기업, 나아가서는 한 국가에 대한 이미지와 시장에서의 승패를 좌우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점에서 유커의 한국에서의 ‘나쁜 기억’의 후폭풍은 충분히 커질 수 있다. 애당초 한국의 문화나 매력을 느끼기 위해 한국 찾는 유커가 많지 않다는 것도 부정적이다. 대부분은 쇼핑이 목적이다. 한국에서의 특별한 기억도 없다. “나 한국에서 이거 얼마에 샀어”가 전부다. 여기에 한류 관광이 조금 힘을 보탠다.  

쇼핑을 위해 밀려드는 유커로 유통업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음을 안다. 하지만 그저 많은 유커를 모시는 데만 혈안이 된 분위기는 우려된다. 

한국을 찾은 유커의 소중함을 알고 앞으로 계속 찾아올 유커를 위해 움직여야 한다. 눈 앞에 몰린 '돈' 뿐 아니라 앞으로 벌어들일 '돈'을 위해서, 한-중 양국의 진정한 인적교류, 한국의 진짜 매력과 멋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이를 바탕으로 한 한국 관광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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