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업계, 내진용 맞춤설비 시장 ‘꿈틀’…관건은 승강기 관련법 개정

2016-10-1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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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화 기술 단계…시장 적용은 아직 ‘걸음마’

오티엘리베이터 '젠투다이나믹'의 플랫벨트 모습.[사진=오티스 제공]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경상북도 경주를 중심으로 최근 잇따라 진도 5.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엘리베이터의 안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매일 한 번 이상 타야 되는 현대인들의 생활과 밀접한 만큼 높은 안정성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엘리베이터 업체들은 관련 기술에 대한 보완 및 상용화 작업에 들어갔다.

10일 엘리베이터 업계에 따르면, 현재 주요 업체들은 모든 엘리베이터 모델에 기본적인 지진 관제 운전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다만, 관련 규정이 없어 해당 기술은 선택사항에 불과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일본은 건축법(JEA Guide)에 기준을 마련해 두고 있고, 미국(ASME A17.1)과 유럽(EN81-77)은 별도의 지진대비 승강기 안전 기준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안전처로부터 제출 받은 국내 승강기 현황에 대한 자료를 조사해 본 결과, 전국에 설치된 승강기 총 58만4000여대 중 지진대비 엘레베이터 안전장치로 알려진 지진관측감지기가 설치된 승강기는 총 4476대로 집계됐다.

지진관측감지기가 설치된 엘리베이터는 고작 0.8%에 불과한 것이다.

지진관측감지기의 기능은 지진으로 인한 진동 발생 시 자동 관제시스템 작동을 통해 운행 중인 승강기가 가장 가까운 층으로 이동, 승객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다.

지진관제 운행 시스템에 별도의 지진감지 센터를 옵션으로 달게 되면 S파, P파 등 좀 더 세밀한 지진파를 감지할 수 있다.

업계 1위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지진 관제 운전 및 로프스웨이 연동 시스템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강풍 또는 장주기 지진 등 초고층 빌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로프 걸림 또는 파단 사고 발생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실시간으로 제어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건물 최상부에 설치된 가속도계 이용해 실시간으로 건물의 진동 상태를 감시한다”면서 “지진의 발생 시 미리 예측한 로프의 흔들림과 비교해 레벨별 단계 운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도 지진감지기(Seismic detector), 제어반(IOC, COM-1A)를 지진관제 주요 구성 옵션으로 보유하고 있다.

쉰들러 역시 2012년 ‘LiMO’를 출시하고 비상전력 가동을 통한 자동 대피 시스템 탑재 및 지진 종파인 P파를 자체 감지하는 시스템 탑재해 설치 중이다.

오티스엘리베이터의 ‘플랫벨트’라는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젠투다이나믹’이라는 이 제품은 지진이 나도 권상기에서의 로프 이탈 가능성이 없고, 엘리베이터의 흔들림을 자동으로 줄여주는 기능이 있다.

플랫벨트는 기존 강철 로프보다 가볍고 얇지만 반영구적 수명과 더 강한 내구성을 갖춘 폴리우레탄 소재를 말한다.

엘리베이터 업계 관계자는 “지진파 감지 및 관제 운행에 대한 국내외 업체들의 기술력은 이미 완성 단계지만 시장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면서 “비용 문제와 승강기 안정 검사 규정이 해결될 경우, 시장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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