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두산밥캣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기존 증권신고서를 철회하고, 수정된 새 증권신고서를 통해 상장을 재추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공모물량을 줄이는 것을 비롯한 공모구조 조정을 통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 다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상장이 오는 11월이나 내년 1월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 두산밥캣은 8월에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은 통상 6개월 안에 상장해야 한다.
두산밥캣이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것은 지나치게 높은 공모 가격과 큰 공모 규모 때문이다.
이 회사 희망 공모가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8~22배 수준으로 이는 코스피에 상장된 기계장비 업종의 올해 평균 PER 예상 수치 14배를 상회하는 것이다.
공모액이 예상 시가총액의 절반에 달할 정도로 크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번 공모는 두산밥캣의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중인 지분 21.6%를 포함해 신주 모집 없이 전액 구주매출로 이뤄져 있다. FI 입장에서는 지금 매각하지 않는다 해도 오버행(대량 대기물량)에 대한 우려가 남는다.
두산밥캣의 수요예측 실패는 IPO 빅3 중 남은 두 곳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넷마블게임즈에도 부담으로 다가올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희망 공모가를 11만3000원~13만6000원으로 제시했다. 오는 17일부터 기업설명회를 열고, 26~27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가 확정될 예정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 규모는 최소 7조5000억원에서 9조원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올 상반기 매출액 1362억원에 757억원의 적자를 낸 회사 치고는 희망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측정돼 있다고 우려한다.
이 회사는 성장률을 반영한 매출액당 기업가치에서 유사기업으로 선정된 론자그룹(2.7배) 대비 약 10배인 26.2배를 적용해 논란이 됐다.
론자그룹의 2014년~2016년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은 5.33%이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평균 성장률은 약 10배인 51.45%라는 것이다.
이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배수 역시 51배로 유사 기업인 셀트리온과 코허루스의 평균 17.5배의 3배로 측정했다. 이 또한 매출액 성장률이 3배라는 이유에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가 산정 방식 논란뿐 아니라 최근 한미약품 공매도 이슈 부각으로 제약바이오주가 조정을 받는 등 무거운 분위기가 바이오로직스 수요예측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게임즈도 지난달 30일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까지 상장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국내 개발사 19개, 해외 개발사 2개를 거느린 넷마블의 공모규모는 2조원 안팎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7조~8조원이다.
하지만 게임산업 부진이 불안 요인이다. 올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지난해보다 7.5% 성장한 2조3000억원 규모에 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