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동춘 한국성장금융 대표 "창투 생태계 선순환에 역할"

2016-10-1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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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동춘 대표 ]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우리 역할은 창업투자 생태계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중소·벤처기업에 공적자금을 지원하는 이동춘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한국성장금융) 대표는 10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동춘 대표는 "크든 작든 창업해서 성장하기까지 투자하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우리 회사가 설립됐다"며 "성장사다리펀드가 건전한 기업 성장 생태계를 조성하고 투자 흐름을 끊지 않도록 이어주기 위한 대표 상품"이라고 말했다.

한국성장금융은 올해 2월 세워졌다. 중소·벤처기업이 자금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숨통을 터주는 일을 한다. 유망 중소·벤처기업을 키우는 데 필요한 성장사다리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성장사다리펀드는 2013년 첫선을 보였다. 한국정책금융공사에서 중소기업 업무를 맡았던 이동춘 대표는 성장사다리펀드를 만드는 데 참여했고, 한국성장금융 초대 사장으로 선임됐다.

성장사다리통합펀드는 한국산업은행(1조3500억원), 중소기업은행(1500억원), 은행권청년창업재단(3500억원) 3곳이 3년에 걸쳐 총 1조8500억원을 출자했다. 정책자금과 민간 투자금을 바탕으로 모자형 펀드(Fund of Funds) 형식으로 운용한다. 자펀드는 운용사를 선정해 간접투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동춘 대표는 "현재 55개 펀드를 출시했고, 규모는 4조6000억원 수준"이라며 "모자형 펀드 구조 덕에 짧은 시간에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장사다리 3개년 사업 마무리

이동춘 대표는 성장사다리통합펀드 3개년 사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그는 "2조원으로 결성해 6조원을 만드는 것이 1차적인 목표"라며 "올해 펀드 12개를 만들고 있고, 내년 초까지는 완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사다리통합펀드는 창업(스타트업펀드, 창조경제혁신펀드, K-크라우드펀드)과 성장(성장전략 인수합병(M&A)펀드, K-그로우스글로벌펀드, 기술가치평가투자펀드, 아이피펀드, 매칭프로그램), 회수(세컨더리펀드, 코넥스활성화펀드, 재기지원펀드) 단계로 나뉜다.

이동춘 대표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펀드는 회수를 위한 유한책임투자자(LP) 지분유동화세컨더리펀드(이하 LP세컨더리펀드)다. LP지분세컨더리펀드는 장기 운용하는 사모투자펀드(PEF)에 투자한 LP 출자 지분을 만기 이전에 인수해 조기 회수를 지원한다. 

국내 시장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시장과 달리 출자자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중간회수시장이 활성화돼 있지 않다. LP가 기업지분매입펀드에 자금을 넣을 경우 보통 3~5년간 투자금이 묶인다.

이동춘 대표는 "펀드가 벤처캐피털 투자시장에서 굴러가면서 가장 중요한 게 회수시장"이라며 "그러나 기업공개(IPO), M&A도 활성화되지 않았고, 특히 LP유동화 거래는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LP 유동화 수요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새 시장을 만드는 일이라 걱정도 많았다. 이동춘 대표는 "걱정 반 기대 반으로 가고 있다"며 "어렵게 시작한 만큼 경험이 많은 운용사를 선정하고, 시장 모니터링도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는 2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고, 이 가운데 한국성장금융이 900억원을 지원한다. IBK투자증권은 PEF에 출자한 LP지분 인수를 목적으로 운용을 맡고, 중소·벤처에 대한 직접 투자도 병행한다.

초기 창업기업인 스타트업을 비롯한 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K크라우드펀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배당을 받는다. 이동춘 대표는 "기업가가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자를 모으는 과정에서 K크라우드펀드를 활용하면 회사에 대한 신뢰도 커진다"며 "올해 3월부터 시작했는데 보통 투자는 6개월 후에 숫자가 나오기 때문에 지금부터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펀드는 출시하면 가속이 되는 사이클이 있다"며 "내년에는 목표했던 대로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보안하는데 방점을 둘 것"이라고 전했다.

◆'쫄투' 스타트업에 IR 기회 줘

한국성장금융은 기업설명회(IR)를 통한 중소·벤처기업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한국성장금융은 '쫄지말고 투자하라(이하 쫄투)'와 손잡고 스타트업 IR 공유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소수 전문가가 투자유치 경험이 없는 초기 기업을 소개하는 토크쇼 프로그램으로 유튜브를 통해 송출된다. 한국성장금융은 시즌5부터 후원을 시작했고 현재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되고 있다. 1회당 2개 기업을 소개해 40회에 걸쳐 80개 기업을 알릴 계획이다.

초기기업은 IR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한국성장금융은 이런 초기기업에게 IR 기회를 줘 투자유치 장벽을 낮추고 있다.

이동춘 대표는 "스타트업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IR을 하기도 어렵고 정보가 어긋나는 경우도 많다"며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연결하기 위한 IR을 만들었고,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매칭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해외 상황을 잘 아는 자산운용사가 해외진출을 돕는다.

이동춘 대표는 "운용사를 선정할 때 해당국가 투자청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있는지, 현지 기업과 연결시켜줄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눈여겨 본다"며 "이를 충족하는 운용사는 중소 벤처기업이 해외시장에 나갈 때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공적자금을 운용하는 데 따르는 부담도 크다. 산업은행 출신인 이동춘 대표는 35년 넘게 공적자금을 만진 정책금융 전문가지만 공적자금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기는 어렵다.

이동춘 대표는 "산업은행에 있을 때도 정책만 따라가면 적자가 되기 때문에 부담감이 따라다녔다"며 "성장사다리펀드 역시 시장지향적 정책 펀드이기 때문에 정책과 시장을 모두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적인 필요성에만 치우쳐서는 안 되고, 수익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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