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공화당 전 의원들의 지지 철회에 이어 음담패설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대선 레이스에 또 제동이 걸렸다.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이 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공화당 내부에서는 트럼프가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요구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를 트럼프 대신 대선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음날인 7일(현지시간)에는 워싱턴포스트가 이른바 '음담패설 파일'을 폭로하면서 트럼프에게 또 다른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이 녹음 파일은 9년전 만들어진 것으로 트럼프가 유부녀를 유혹한 경험, 여성의 신체 부위 등을 저속한 용어로 표현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트럼프가 지난해 6월 대선 출마 이후 여성비하 발언을 일삼으면서 비난을 받아왔던 만큼 이번 녹음 파일은 대선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지만 트럼프는 대선 레이스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껏 물러나본 적이 없다"며 "사퇴할 가능성은 제로(0)다"라고 말한 상태다.
공화당 규정상 대선후보가 자진사퇴하거나 사망하지 않는 이상 지도부가 후보를 교체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의의 사고 또는 자연사로 사망하는 경우가 아니면 지도부가 강제로 후보를 교체할 수 없다. 트럼프가 끝까지 버티면 후보를 바꿀 수 없는 셈이다. 공화당 내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2차 TV 토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 스캔들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트럼프의 여성 비하 논란과 성추문 의혹 등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1차 TV 토론 때 트럼프의 태도 논란이 일었던 만큼 이번 2차 TV토론에서의 태도, 여론 등에 따라 대선 레이스의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월 9일에는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대학교에서, 같은 달 19일에는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주립대학교에서 각각 제2차, 제3차 토론회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