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ECB 양적완화, 한국 물가상승률 하락에 영향"

2016-10-0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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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정책연구부 남민호·정재욱 과장과 강규휘 조사역은 5일 '주요국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주요국 중앙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외국인 자본 유입을 유발해 환율 경로를 통해 국내 인플레이션의 추가적인 하방 압력 요인으로 작용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급 측면에서의 원자재가격 및 국제유가 하락, 수요 측면에서의 국내 경기 부진 등 주요 인플레이션 하락 요인이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맞물려 어느 정도 증폭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남 과장 등은 미 연준, ECB, 영란은행, 일본은행 등 중앙은행 4곳이 2009~2014년 시행한 양적완화 정책이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을 모형을 활용해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주요국 중앙은행의 증권보유액 합계 증가율이 한 단위 표준 편차인 32.0%만큼 높아질 경우 원·달러 환율은 해당 월에 전년 같은 때보다 1%포인트 내외 떨어지고 이후 2개월 동안 하락세를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개월에 걸쳐 0.2%포인트 가까이 낮아진 다음 이후에도 일정 기간 소폭 하락세를 지속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별로 보면 미 연준의 비전통적 통화정책 운용은 원·달러 환율과 국내 인플레이션에 상대적으로 뚜렷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ECB의 경우에는 환율 변동률은 하락시켰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에는 다소 불확실한 마이너스(-)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은행과 영란은행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은 별다른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나왔다.

또 보고서는 주요국 장기금리 평균 수준이 0.5%포인트 하락하면 원·달러 환율은 해당 월 2.5%포인트 내외 하락하고,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개월 이후 0.2%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중앙은행 입장에서 인플레이션 변동 요인과 요인별 기여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기대인플레이션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정책 기반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다양한 대외적 요인이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통을 강화하는 노력을 꾸준히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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