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회사 소액주주끼리 연대해 공동 대응에 나선다는 점에서 당국이나 법원, 해당 업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과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 측은 전달 30일 기술수출계약 취소 공시를 늦게 하는 바람에 큰 손실을 입었다며 '한미약품 소액주주모임'을 결성했다.
이 모임은 최근 코스닥에서 퇴출된 아이팩토리 소액주주와도 연대에 나섰다. 주권 회복을 위한 단체행동을 하는 데 있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주주가 힘을 보태고 정보를 교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시 아이팩토리 소액주주 측은 피해 회복을 논의하기 위해 모임을 만들었다. 이번 늑장 공시 사태를 계기로 한미약품 소액주주에게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아이팩토리와 한미약품 소액주주를 합쳐 700명 이상이 현재 동참하고 있다.
한미약품 소액주주 가운데 상당수는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이 모임을 이끄는 A씨는 "아이팩토리와 한미약품 소액주주 모임이 통합했다고 해서 진정성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디까지나 연대 목적은 주주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도 금융당국과 한미약품을 상대로 안일한 대응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원은 한미약품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금소원 측은 "한미약품이 악재를 늑장 공시한 것은 관련규정을 악용한 것"이라며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조사에 착수했지만, 검찰과 공동으로 진행해 빠르게 범죄행위를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성준 약탈경제반대행동 사무국장은 "한미약품 늑장 공시로 주가가 폭락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장을 신뢰했던 개인투자자에게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당국은 공매도 세력 정체를 규명하고, 검찰 처벌까지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주가가 악재성 공시로 폭락한 전달 30일 공매도 가운데 절반이 공시 직전에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관련정보를 알고 있던 내부자가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같은날 공매도 규모는 10만4327주로, 이 가운데 개장 후부터 공시 전까지 쏟아진 물량이 5만471주에 달했다. 마치 악재를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 공매도가 특정 시기에 집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