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진출+리빌딩’ LG, 가장 큰 소득은 미래 위한 주춧돌

2016-10-0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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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8회초 무사 때 좌측 담장을 넘기는 1점 홈런을 친 LG 문선재가 양상문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한국에서 10명만이 할 수 있는 직업이 프로야구 감독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지만 그만큼 힘든 직업이기도 하다. 주어진 3년 안팎의 임기 내에 성적을 내야 하는 현실 속에서 팀을 위한 5년, 10년 앞을 내다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LG 트윈스는 지난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10-3으로 승리하며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70승69패2무를 기록 중인 LG는 남은 3경기 중 2경기를 승리하게 되면 5위 KIA 타이거즈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4위를 차지하게 된다. 4위는 2승을 먼저 해야 하는 와일드카드에서 1승을 미리 갖고 1차전을 홈에서 치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2015 시즌 64승78패2무 승률 0.451로 10개 구단 중 9위에 그쳤던 LG의 2016 시즌 전망은 밝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포수 정상호를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하기는 했지만 타 팀과 비교했을 때 큰 전력 상승은 아니었다. 주전들의 평균 연령이 높은 것도 약점 중 하나로 꼽혔다.

양상문(55) LG 트윈스 감독은 팀의 현재 상황을 면밀히 파악한 후 확실한 방향을 정했다. 젊은 선수들의 새로운 힘을 끌어내기 위한 리빌딩이 시작됐다. 2015 시즌의 실패는 큰 교훈이 됐다.

2016 시즌을 앞두고 지난 7년 간 LG에서 뛰었던 이진영(36·kt 위즈)을 40인 보호명단에서 뺀 것은 과감한 선택이었다.

젊은 선수들은 경기 경험을 통해 성장했다. 외야수 채은성(26)은 3일까지 1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9 9홈런 81타점, 이천웅(28)이 10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0 5홈런 39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변신한 김용의(31)는 102경기에 나서 타율 0.327 18도루, 문선재(26)는 4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4 7홈런을 마크 중이다.

정상호와 함께 포수 유강남(24)도 빠르게 성장했다. 유강남은 9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7 8홈런 47타점을 마크 중이다. 무엇보다 포수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의 경기 운영 능력을 키워가고 있다.

타율 0.280에 20홈런 77타점 16도루를 기록 중인 유격수 오지환(26)과 이형종(27), 타율 0.285에 6홈런 37타점을 기록 중인 양석환(25)의 성장도 빼놓을 수 없다.

불펜도 젊어졌다. 2015 시즌 후반부터 마무리 투수를 시작한 임정우(25)는 올 시즌 66경기에 출전해 3승8패 27세이브 5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3.91을 마크했다. 여기에 16홀드를 기록 중인 배짱 두둑한 김지용(28)이 등장했고, 정찬헌(26)이 시즌 막판 합류하면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LG의 마운드는 두터워졌다.

경험은 젊은 선수들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7월14일까지의 전반기에서 34승45패1무 승률 0.430으로 전체 8위에 머물렀던 LG는 후반기에 36승24패1무 승률 0.600으로 전체 2위에 올랐다. 치열했던 순위싸움을 이겨내며 4위 자리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팀이 됐다.

2016년 가을야구를 하는 것은 포스트시즌 우승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LG의 미래를 봤을 때도 매우 중요하다.

2016 포스트시즌 경험은 LG의 젊은 선수들에게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새로운 성장을 하게 될 LG는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예측하기 힘든 팀이기도 하다. 분위기를 타면 거센 ‘신바람 야구’를 할 수 있는 팀이 LG다.

부임 첫 해인 2014년 최하위의 팀을 4위까지 올려놨던 양상문 감독은 또 한 번 팀을 확 바꿔 놨다. 포스트시즌보다 더욱 값진 성과는 미래를 잡았다는 점이다.

주전 선수들이 20대 중후반인 LG는 1년 후, 3년 후, 5년 후 나아가 10년 후가 기대되는 팀이 됐다. 명가 재건을 튼튼한 주춧돌을 여럿 마련한 L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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