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청춘(靑春)'.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지만, 또 가장 힘든 시기를 살고, 견뎌내고 있는 젊은 청춘들에게 하고싶은 말이라고 했다. 본인들 역시 그 시기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스물 다섯, 스물 여섯, 세 명의 친구들이 ‘걸스온탑’이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아직 시작하는 단계라 저희만의 색깔이나 장르를 찾진 못했지만, 걸크러쉬를 느낄 수 있는 팀이 되고 싶은 것. 뭐든 당당하게 할 수 있는게 음악적 목표에요. 장르에 연연하지 않으려 합니다.”(메이)
“굉장히 트렌디한 알앤비 곡입니다. 리듬도 흥이 넘쳐요. 특히 저희 노래에서 포인트는 가사인 것 같아요. 노래는 흥얼거릴 수 있는 리듬이지만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을 녹였어요. 저희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이다 보니 저희의 생각을 그대로 담았습니다.”(미지)
미지의 말처럼 ‘꿈을 잃고 싶지 않아’는 요즘 흔히들 말하는 ‘삼포세대’(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를 위한 노래다. 그야말로 현실감 있는 노래다. 자신들의 경험은 물론 친구들의 이야기다.
“정말 잘 불러야지 하는 생각이 강했던 곡이에요. 저희 노래를 듣고 많은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받았어요. 힘이 났다고요. 우리가 추구하고자 했던 느낌을 잘 전달한 것 같아서 뿌듯해요. 사실 저만 해도 컴퓨터에 앉아 이력서를 쓰려고 하면 마땅히 쓸 내용이 없더라고요. 음악하시는 분들이 경력 쌓기가 힘들잖아요. 음악은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니까요. 가수라는 직업이 유명해지면 모를까, 그 전까진 냉정히 보면 딴따라잖아요. 저희도 그렇지만 여러 많은 청춘들도 이런 상황에 부딪히잖아요.” (메이)
꽤 많은 이들이 현실에 부딪히다가 꿈을 잃는다. 그리고 이내 현실에 만족하며 안주하는 삶을 산다. 당장 본인부터 그랬다. 큰 포부보다는 현실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는 게 요즘 현실이다. 이런 일들이 많은 청춘들을 스러지게 만드는 경우도 종종 있다. 걸스온탑은 이런 힘든 ‘청춘’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기 위해 이번 곡을 냈다. 어릴적부터 꿔온 꿈을 이룬 걸스온탑 멤버들에게도 이번 곡은 특별했다.
“저는 그래도 꿈을 이뤘잖아요. 제 주변 친구들은 저를 되게 부러워해요. 어릴 적부터 꿔왔던 가수의 꿈을 이룬거잖아요. 저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주변의 만류로 꿈을 포기하는 친구들도 많았는데 그건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의 시스템이 잘못된 거잖아요. 사회가 인정해주는 성공을 이뤄야만 성공한 삶이 아닌데 말이죠. 그래서 생각이 많았던 것 같아요. 물론 쉬운 게 아니라 함부로 말할 순 없지만 그런 모습들을 보는 게 정말 안타까웠죠. 저희도 꿈을 이뤘고 앞으로 많이 성장해 나가려고 노력하겠지만 의지가 있으면 절대 꿈을 잃지 말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게 청춘인 것 같아요. 저희도 아직은 꿈을 다 이루지 못했어요. 갖고 싶은 직업을 이룬 것 뿐이에요” (지온)
두 번째 인터뷰라고 했다. 그러나 제법 똑부러지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줄 안다. 이 역시 걸스온탑 멤버들은 가수 데뷔 전부터 함께 음악 활동으로 팀워크를 다져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식으로 가수로 데뷔하기 전 함께 학교를 다니기도 했어요. 그땐 팀이라는 개념보단 뭉쳐다니는 친구의 느낌이 강했죠.(웃음) 그러다 함께 공연을 할 기회가 있었고, 각자 경력을 쌓기 위해 다방면으로 일을 해보다가 저희 셋이 함께 친한 작곡가 오빠가 지금 소속사 대표님과 아는 사이라 소속사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소속사에서도 아이돌이 아닌 여자 보컬 그룹을 찾고 계셨고, 작곡가 오빠가 봤을 때 저희가 셋이 전부 친하고 팀워크를 보시고 추천을 해주셨는데 저희의 무대 영상과 미팅을 하고 난 뒤 이미지가 좋으셨는지 함께 하자고 하셨죠.” (지온)
걸스온탑을 짓게 된 이유에 대해 물었을 때 멤버들은 “당당함을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이름에서부터 최고가 되기 위한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국내에서 이렇다 할 방송 활동은 하지 않았던 걸스온탑이지만 현재 이들은 중국의 MCN이라는 개인 방송에서 현지 팬들과 만나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그곳에서 단순히 대화가 아닌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교감하고 있었다.
“중국은 워낙 땅이 넓어 대중 매체들이 크게 관심을 받아요. 요즘 급부상하고 있는 MCN이라는 채널을 통해 현지 팬 분들을 만나고 있어요.”(지온)
“MCN을 통해 한국 음악을 많이 들려드리고 있어요. 특히 드라마 OST가 너무 유명한게 많아서 중국 분들에게 OST를 커버한 곡을 불러 드리고 있어요. 요즘 중국에선 황치열, 더원 선배님들처럼 가창력 있는 가수 분들이 사랑받는 추세거든요. 그래서 그런 좋은 노래들을 많이 들려드리면서 소통하고 있어요. 저희를 찾아주시는 팬분들은 한국말을 번역해서 댓글도 달아주시기도 하죠. 정말 감사할 따름이에요.”(메이)
국내에선 대중적이지 않지만, 자신들만의 길을 개척하며 한 걸음씩 성장중인 걸스온탑. 이들은 모두 어릴적 음악이 꿈이었다. 자신을 전적으로 믿고 꿈을 지원해주셨다는 어머니에게 감사함을 드러냈던 미지를 비롯해, 부모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꼭 가수가 되고 싶어 음악 학원을 다니며 실력을 쌓아왔다던 지온은 DSP미디어에서 걸그룹 레인보우의 멤버 데뷔를 위한 꿈을 꾸기도 했다. 또 메이는 골프 선수를 꿈꾸다 음악이 너무 좋아 음악으로 진로를 바꿔 부모님 몰래 음악학원을 다니는 열정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음악’이 좋아 뭉친 세 친구들이 ‘걸스온탑’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한 것이다.
특별한 장르를 추구하는 게 아닌 다양한 장르를 모두 소화하고 싶다는 이들은 멤버들의 개성만큼 롤모델도 모두 달랐다.
“제시제이의 숨소리도 닮고 싶어요. 무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보는 사람들을 모두 안절부절 하게 만들잖아요.” (메이)
“저는 씨스타 효린 선배님이요. 데뷔 초부터 좋아했거든요. 열정과 에너지는 물론 그 분의 에티튜드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아이돌 그룹이 아닌 아티스트로 봤을 때도 정말 대단하시죠. 소신있는 모습도 멋지고요. 정말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모습을 닮고 싶어요.” (지온)
“전 화요비 선배님 너무 좋아해요. ‘어떤가요’를 듣고 확 꽂혔어요. 그래서 화요비 선배님 노래를 찾아듣기 시작했죠. 그 분의 감성이 저와 잘 맞더라고요.(웃음)”(미지)
걸스온탑의 첫 번째 꿈인 데뷔는 이뤄냈다. 그리고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꿈을 향해 또 걸어나갈 것이다. 이들에게 어떤 그룹이 되고 싶냐고 물었다.
“오래 잘 하고 싶어요. 모나지 않고, 안 좋은일 없이 롱런하면서 저희가 하고 싶은 것 하면서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말도 눈치보지 않고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눈에 보이는 숫자가 전부가 아닌 기죽지 않고 대중 분들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인기 많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웃음)” (미지)
이제 조금씩 음악 방송 등을 통해 더 많은 대중들과 소통을 준비하고 있는 걸스온탑. ‘유희열의 스케치북’ 같은 음악 프로그램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꼭 들려드리고 싶다며 두 눈을 반짝였다. 그리고 걸스온탑 멤버들은 이 말을 꼭 넣어달라고 당부했다.
“사실 저희 모두의 최종 목표는 ‘효녀’가 되는 거예요. 부모님에게 인정받고 좋아하시면 다른 분들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엄마 아빠 사랑합니다.”(걸스온탑 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