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 등 고급 수산물은 매출이 70%까지 줄면서 생존까지 위협당하고 있다. 올해 추석에는 소위 ‘대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영광굴비는 연 매출 가운데 88%가 명절에 몰린다. 명절 특수가 없으면 한 해 농사를 잘 지어도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구조인 셈이다. 영광군 굴비 업체는 465개소로 연 매출은 3000억~35000억원이다. 올해 추석은 김영란법 영향으로 타격을 입어 연 매출 1000억원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수부 고위 관계자는 “굴비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매출이 반토막 난 상황이다. 다른 수산물까지 종합하면 전체적으로 20% 가량 추석 매출이 떨어진 셈”이라며 “본격적으로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어가뿐만 아니라 횟집 등 수산물을 취급하는 음식점 매출까지 떨어져 악순환이 되풀이 될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농촌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으로 전남지역 피개 규모가 4195억~4436억원에 달한다고 내다봤다. 이는 전국 피해 규모 대비 21.7%대 달하는 수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연간 9000억원 가량의 농축산물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농협도 농축산물 매출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선물세트 상품 구성을 다양화하고, 포장 간소화 등 대책을 내놓으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명절 위주에서 연중 우리농산물 선물세트를 공급하는 체제로 전환해 소비촉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격은 낮게, 품질은 최고로!’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기존 규격에서 개수를 2~4개 줄여 도매공급가 4만원 대 상품을 제작하고, 포장자재 간소화로 자재비용을 절감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를 명절 이후에도 풀 가동해 ▲1~2인 가구 증가에 대응한 소포장 혼합 선물세트 ▲4~5만원대 제철과일 선물세트 ▲젊은 고객층 선호를 반영한 우리농축산물 소포장·전처리 모음세트 등을 연중 상시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이상욱 농협 농업경제 대표는 “명절에 판매 의존도가 높은 우리 농산물 선물세트를 연중 제작·공급하는 역발상 공격적인 마케팅응 추진 할 것”이라며 “농산물 유통문화와 소비자 선물 문화 변화와 함께 우리농산물 소비확대를 통한 농업인 실익 증대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