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금호타이어 인수戰...박삼구 회장, 그룹 명운 건다

2016-09-2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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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잠긴 박삼구 회장…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서울에서 열린 '2016 서울국제트래블마트(Seoul International Travel Mart)' 개막식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올해 하반기 인수합병(M&A) 최대어인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막오르면서 금호아시나그룹이 그룹 재건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올해 창업 70주년을 기점으로 그룹의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 인수에 성공하기 위해 그룹 안팎으로 힘쓰는 모습이다.
금호아시나그룹 관계자는 20일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재(再)인수하는 것이 순리”라며 “인수를 위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채권단)는 이날 자문사인 크레디트 스위스 증권(CS)을 통해 보유주식 6636만8844주(지분율 42.01%)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11월 초 예비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며 우선협상대상자는 내년 1월로 예정된 본 입찰 후 결정된다. 채권단 보유지분 예상 매각가는 1조원 규모로 평가된다.

금호타이어는 해외 주요 시장에 판매망을 갖춰 매력적인 매물로 여겨진다. 해외 자동차 부품기업, 타이어업체 등 투자자들의 물밑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는 옛 대주주인 박 회장이다. 박 회장은 우선협상자가 제시한 가격 이상을 내면 금호타이어를 재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매각 공고가 발표된 이날 박 회장은 평소처럼 오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사옥에 출근해 업무를 본 뒤 ‘2016 서울국제트래블마트' 개막식에 참석하는 등 일상적인 집무를 진행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이 한국방문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했다”며 “그룹 회장으로서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된 업무도 평소처럼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에 그룹의 명운을 걸었다. 최근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 법적공방이 마무리 돼 ‘형제의 난’도 종지부를 찍게 되면서 박 회장은 심적인 부담을 덜고 금호타이어 인수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금호타이어는 1960년 생산 초기 쉽게 퍼져 ‘호박타이어’라고 불렸지만, 5년 만에 KS마크를 획득하며 현재는 국내 2위, 세계 12위 글로벌 업체로 성장했다. 아시아나항공만큼 그룹의 주력계열사로 금호그룹의 역사를 함께하기에 박 회장이 재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 회장은 5월 미국 조지아 공장 완공식에 참석하고, 8월 광주 공장에서 노조를 격려차 방문하는 등 그룹 최고경영자(CEO)로서 금호타이어에 대한 애정 어린 행보를 보였다. 그는 금호타이어를 되찾는 것과 관련, “순리대로 될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그룹 재건 의지를 드러냈다.

재계관계자는 “금호산업 인수 때와 달리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조건도 까다로워 박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돈을 마련해 인수해야 한다”며 “향후 4개월 간 자금 마련 수 싸움에 따라 인수전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호타이어노조는 회사 매각과 관련, “누가 회사를 인수하든 조합원들의 고용과 생존권(노조 및 단협승계)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며 “매각 이후 금호타이어의 안정적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책임성과 능력 있는 자본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매각도 반대하지 않지만 쌍용자동차의 경우와 같은 '먹튀 자본'은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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