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풍계리 지역에서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항상 돼있다고 현재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지난 9일 5차 핵실험 이후 ‘핵탄두 폭발시험’ 사실을 발표하면서 연내 추가 핵실험을 예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양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핵실험 준비를 마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는 해발 2205m의 만탑산을 비롯해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핵실험을 하기 적합한 장소로 꼽힌다. 북한은 만탑산에 지하 핵실험을 위한 여러 갈래의 갱도를 건설했으며, 방사성 물질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달팽이관 모양으로 갱도를 파고 두꺼운 격벽을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문 대변인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이미 준비가 돼있다고 평가되는 2번 갱도의 일부 가지 갱도나 3번 갱도에서 다 가능하다”며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 갱도가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북한이 모의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주장대로 5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 규격화에 성공했다면 다음 수순은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핵탄두를 탑재한 ICBM 미사일 시험 발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북한이 보유한 ICBM인 KN-08 또는 개량형인 KN-11의 사거리는 1만㎞ 이상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이미 ICBM 기술을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아직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ICBM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를 장착한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확보하게 되면 북한의 ‘자위적 핵 억지력’이 최종 완성되는 것이다.
현재까지 북한의 추가 도발은 노동당 창건기념일인 10월 10일이나 미국 대선일인 11월 8일 전후가 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 북한이 그간 주요 기념일에 맞춰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정은의 핵무기 보유에 대한 집착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이른 시일 내 도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추석 연휴를 맞아 남남 갈등을 유발하기 위해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군 관계자는 “3번 갱도에서 추가 핵실험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