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야기]<37>정월대보름의 오작교 ‘청계천 수표교’

2016-09-1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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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서 남녀의 사랑 이야기는 애잔한 것이 많다. 만나는 것부터 사랑이 성사되는 순간까지 어려운 난관들은 수없이 펼쳐진다. 그리고 그 사랑은 대부분 다리에서 운명적으로 이뤄진다.

조선시대에도 사랑을 연결하는 다리가 많았다. 조선시대의 서울인 한양에는 약 70개가 넘는 다리가 있었다. 그 중 청계천에 있는 수표교가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여겨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청계천의 다리는 개천의 남과 북을 이어주는 교통로 역할을 했지만 정월대보름이 돌아오면 다리밟기 놀이를 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변모했다. 과거 정월대보름은 해방의 날로 여겨졌다. 이날은 한양 사람들이 밤이 늦도록 마음대로 돌아다녔고, 양반과 일반 백성이 다리 위에서 어울려 놀았다.

여성들의 해방도 빼놓을 수 없다. 태양은 남성, 달은 여성을 상징하는데 전통적 사상에서 정월대보름은 1년 중 첫 번째 대보름으로 여성성이 가장 충만한 날이다. 이는 여성의 풍성한 생산력을 나타냈다.

그래서 정월 대보름만큼은 엄격히 규제됐던 여성들의 외출이 허락됐고 서울의 여성들도 청계천의 다리를 밟으면서 해방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러한 자유는 수표교가 연애의 장으로 이어지는 역할도 했다. 당시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란 엄격한 잣대가 있었지만 조선시대의 다리밟기는 남녀의 만남을 이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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