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는 9일 오전 9시 30분경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규모 5.0의 인공지진파를 감지했다고 밝혔다.
풍계리는 북한의 핵실험장이 있는 곳이다. 진앙지는 지난 4차 핵실험이 진행됐던 곳과 동일한 지역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에도 진도 5.0의 인공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현재 분석한 바에 따르면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핵실험 물질이나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로 분석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진도가 5.0 규모로 파악되며 위력은 10kt 정도로 추정된다”며 “이는 현재까지 핵실험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4차 핵실험 당시 위력은 6kt이었다.
우리 군은 북한 핵실험 직후 대북 감시 및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은 이날 오전 9시 50분경 국방부 및 합동참모본부 북한 핵실험 초기대응반을 소집했다.
합참은 이어 이순진 합참의장이 주관하는 긴급 작전지휘관 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하고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했다.
이 의장은 “차후 상황 진전에 따라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작전사 이하 전 부대는 적의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예의주시해 적 의도를 면밀히 감시하고 만약 적이 도발한다면 단호하고 강력하게 응징해 북한 정권이 자멸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비태세를 확립하라”고 지시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오전 11시 북한의 5차 핵실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
앞서 유럽지진센터도 이날 오전 9시(북한시간) 풍계리 인근서 진도 5.0 지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진도 5.3의 인공지진으로 관측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핵실험을 두고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경량화가 완성 단계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2270호)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