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익의 부동산 인더스토리] 박원순 시장에게 한강변 재건축이란?

2016-09-0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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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지구단위계획으로 맞추는 거대한 레고블록...본격 대선 레이스에 맞춘 트레이드마크 될 듯

 

아주경제 김창익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의 한강변 블록맞추기 게임이 시작됐다. 개별 지구단위계획을 조각으로 한 거대한 레고블록 같은 거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가 접근을 가로막고 성냥갑 아파트가 즐비한 지금의 한강변을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조각들이 어우러진 거대한 레고블록으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게 박 시장의 구상이다.

박 시장은 최근 하나하나의 레고조각에 해당하는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압구정과 여의도·서초·반포·개포 등이 개별 조각에 해당한다. <본지 8월29일자 1·3면>
이 개별 단위들은 레고조각처럼 서너개에서 많게는 수십개의 요철 들로 이뤄졌다. 이 요철들은 지구단위구역내에 있는 아파트 단지나 상업시설 등으로 생각할 수 있다.

박 시장이 개별단지에 대한 정비계획을 짜는 것에서 벗어나 지구단위계획이라는 큰 조각들을 준비하고 있다. 일단은 구역내 단지들간에 조화를 이루는 조각을 준비하는 게 선결조건이다. 예컨대 압구정 구역의 경우 24개 단지를 6개 블록으로 나누어 블록별 정비계획을 짜려던 것에서 24개단지 전체가 조화되는 지구단위계획을 짜는 것에 방점이 찍혔다.

더 크게 보면 이같은 개별 조각들이 조화되는 거대한 블록을 어떻게 쌓을 지가 관건이다. 압구정 지구와 여의도·서초·반포·개포·잠실 등 색깔과 모양이 다른 각각의 조각을 어떻게 연결할 지가 이번 블록쌓기 게임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다.

조각 단위를 개별 정기계획에서 지구단위계획으로 키운 것은 바로 조각내 요철간의 조화, 조각들간의 조화를 위해서다. 지구단위계획은 교통이나 환경영향평가, 상업시설 계획 수립 등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박 시장의 이번 블록쌓기 게임에 대한 관전 포인트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박 시장이 그리고 있는 거대한 블록의 최종적인 모양이다. 노랑색에 네모난 압구정, 빨강색에 세모난 여의도 등의 조각들로 맞추고자 하는 최종적인 서울시의 도시재생 모습 말이다. 개별 조각 각각의 특색을 최대한 살리면서 전체가 조화되는 하나의 블록. 이 것이 박 시장이 구상하는 한강변 블록쌓기의 키워드다.

시나리오를 생각해보면 여의도의 경우 금융특구와 연계된 비즈니스 주거단지, 압구정의 경우 고소득 수요층을 겨냥한 문화와 쇼핑 시설이 조화된 고급 주거단지, 그리고 이를 확장해 서초 반포까지 연결하는 한강변 고급 주거벨트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강남북 균형 발전이란 측면에서 보면 강북에는 용산과 성수 구역 등이 레고조각이 되는 셈이다. 현대차부지와 잠실 운동장을 하나의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어 개발하는 것처럼 지구단위간 통합을 통해 보다 큰 지구단위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블록쌓기에 대한 설계도가 나오는 시점이다. 이달말 압구정동 조각의 모양이 일단 공개된다. 여의도와 서초 반포 등은 외부용역이 동시에 시작된 상태다. 용역기간이 최대 18개월이란 점을 감안하면 내년 봄이나 늦어도 가을쯤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 시작되는 시점에 맞춰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박 시장은 시민들의 호응을 받는 미시적인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냈음에도 한방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박 시장 스스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계천 복원 등 내세우기 식 행정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표심을 움직이기엔 엔진의 마력이 달리는 게 사실이다.

마침 블록들의 조각들 굽기에 들어가면서 박 시장은 대권 도전 의사를 드디어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뉴욕 한인회관에서 마련된 교포들과의 번개 모임에서 “도탄에 빠진 국가를 구하는 길은 정권교체”라며 “시장으로서 왜 고민이 없겠나”라는 말로 사실상 대권 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박 시장 입장에선 한강변 레고블록이 대선 가도에 도움이 될 '수퍼 태권V'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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