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7(이하 갤노트7) 전량 리콜 조치가 경쟁 업체 애플에게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에 있어서도 소비자들의 신뢰감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세금 폭탄 결정 이후 타격이 예상됐던 애플 입장에서 이번 삼성의 리콜 조치가 한시름 놓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는 상황에서 EU의 결정은 애플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1.6% 상승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판매율이 10.5% 상승했던 점에 비춰 보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더구나 애플이 9월 7일 신제품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만큼 판매량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그러나 갤노트7의 리콜 절차에 최소 2주 이상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애플 신제품 판매량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미국 조사업체 CCS인사이트의 조프 블래버 부회장은 "소비자 입장에서 구매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당연히 경쟁 업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며 "타이밍상 이번 리콜 조치가 애플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리콜 조치가 삼성전자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감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잭도우 리서치의 얀 도슨 테크 부문 애널리스트는 "매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리콜 조치를 내리면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입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대처는 칭찬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의 전격적인 리콜 조치에 대해 미국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T 모바일 등 일부 이동 통신 사업자들도 삼성에 대해 신뢰감을 느끼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리콜 발표 이후, 미국 대형 이동통신의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웹사이트에서는 갤노트7을 찾기 힘들어졌지만 아직 대규모 예약 취소나 항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삼성의 조치가 오히려 브랜드 상승효과로 이어져 애플에게 큰 호재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폭발이 잇따르자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10개국에서 판매한 갤노트7의 250만대 전량을 신제품으로 교환해주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스마트폰 리콜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