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실사보고서, 엉터리 작성 논란···서별관회의와 정기이사회 실사보고서 전망 달라

2016-09-0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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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근거가 된 실사보고서가 애초부터 엉터리로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대우조선 이사회 부의안건’을 검토한 결과, 지난해 7월22일부터 약 10주간 산업은행이 삼정회계법인을 선임하여 대우조선에 대한 실사를 진행했다.
이후 수출입은행이 삼일회계법인을 별도로 선임해 실사 과정 및 결과에 대한 검증 작업을 수행했다. 삼일은 삼정의 실사에 대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정부는 이 실사보고서를 토대로 지난 해 10월말 4조2000억원의 유동성 지원과 연간 50억 달러 상당의 RG보증 방안을 확정했다.

그러나 서별관회의가 끝난 후 불과 한 달 만에 열린 대우조선 제5차 정기이사회(11월25일 부의, 27일 의결) 안건에는 실사보고서 내용과는 전혀 다른 전망이 기재됐다.

실사보고서에 따르면 2016~2018년 연간 수주 전망은 각각 115억2400만달러, 116억6000만달러, 119억3000만달러로 추정했다. 연평균 117억달러 수주전망을 기초로, 2016년에는 4653억원의 영업이익과 28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불과 한달 만에 열린 지난해 11월25일 이사회 안건의 2016년 경영계획을 보면, 대우조선 내부에서는 2016~18년 각각 108억, 104억, 106억 달러의 수주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연평균 106억 달러로 서별관회의 전망보다 10% 정도 낮은 수치다.

이를 기초로 대우조선 내부에서는 2016년에 영업이익은 3565억원 흑자를 기록하지만, 당기순이익은 916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별관회의 자료보다 영업이익은 1080억원, 당기순이익은 3718억원 차이가 발생한다.

서별관회의 자료에서는 해양수주 부진과 대금회수 지연 등 최악의 상황인 워스트 시나리오에서도 51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5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공적자금 투입을 결정했지만, 실제 대우조선 내부에서는 900억원 이상의 적자를 전망하고 연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었던 셈이다.

실제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서별관회의 전망보다 한참 떨어진, 각각 3983억원과 1조452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대우조선은 7월말 기준 9억8000만달러의 신규수주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는 서별관회의 전망의 8.5%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정부는 회계법인들이 분석하고 검증한 엉터리 실사보고서를 토대로 4조2000억원의 유동성 지원 결정을 내렸다. 회계법인들은 대우조선이 제출한 각종 정보 및 자료를 기초로 실사 및 검증을 진행했다. 법정관리나 자율협약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도록 대우조선이 자료를 왜곡했거나 회계법인들이 자료검증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정부는 엉터리 실사보고서에 속아 수조원의 혈세를 쏟아 부었다.

한편 산업은행은 경영정상화 지원방안에 따라 1조6000억원의 단기대출과 1조원의 유상증자를 계획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4142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이후 자금부족에 처하자 지난 3월 25일 단기대출을 2조1858억원으로 증액했다.

실사보고서 자체가 부실했기 때문에 정상화 지원계획도 삐걱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지난 5월에는 삼정회계법인이 수행한 경영정상화 가능성을 재점검하면서 수주 목표를 62억 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제 의원은 “115억달러 수주를 전망했는데 실제로는 10억달러도 안되는데 그런 걸 전망이라고 할 수 있냐”면서 “서별관회의 의사결정의 토대가 된 실사보고서는 부실했거나 조작되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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