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은 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16 KBO리그 SK와의 홈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이승엽이 기록한 하나의 타점은 KBO리그에서 가장 의미 있는 타점이었다.
이승엽은 전날(23일) 경기에서 타점을 기록해 팀 선배 양준혁(은퇴)의 1389타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타점 1개만 추가하면 KBO리그 역사를 새로 쓰는 상황. 이승엽이 또 하나의 전설을 만들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날 이승엽은 2회말 무사 2루 득점권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는 이날 복귀한 SK 에이스 김광현. 이승엽은 1볼 2스트라이크 이후 4구째 공을 놓치지 않았다. 중견수 앞 안타. 2루에 있던 최형우가 여유 있게 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깔끔한 적시타였다.
이승엽은 1995년 4월16일 데뷔 2번째 경기인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첫 타점을 올렸다. 이어 2000년 4월19일 인천 SK전에서 역대 최연소·최소경기 500타점을 기록했다.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KBO리그로 복귀한 2012년 6월29일 대구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최소경기 1000타점을 돌파했다.
또 이승엽은 1997년 114타점, 1998년 102타점, 1999년 123타점으로 KBO리그 최초 3년 연속 세 자릿수 타점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로써 이승엽은 KBO리그 역대 최다 홈런(439개) 기록을 보유한 데 이어 타점 부문에서도 최다 기록을 세우며 그가 왜 ‘국민타자’인지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이승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날 3안타 경기를 펼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그러나 팀의 승리까지 책임지진 못했다.
이날 마지막에 웃은 것은 SK였다. 그리고 김광현이었다.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던 김광현은 지난 16일 1군에 복귀한 뒤 3차례 구원 등판으로 컨디션을 점검하고 선발에 나선 복귀전이었다. 김광현은 경기 초반 이승엽의 대기록 희생양이 됐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김광현은 6이닝 동안 79개의 공만 던지며 7피안타(1홈런) 1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김광현의 효율적인 투구만큼 SK 타선도 홈런 4방으로 4점을 뽑아 삼성을 울렸다. SK는 2회초 박정권, 5회초 김동엽, 6회초 최정, 7회초 김민식이 솔로 홈런을 터뜨려 4-3으로 이겼다.
김광현은 지난 6월23일 문학 LG 트윈스전 이후 무려 62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8승7패. SK는 2연패에서 탈출하며 4위 자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