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제3의 후보지에 대한 군사적 효용성을 묻는 질문에 “성주지역 내라면 군사적 효용성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전날 성주 주민과의 간담회에서 제3의 후보지를 거론하며 “지역 의견으로 말씀을 주시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물밑에서만 떠돌던 사드 배치 제3의 후보지를 군 당국이 공식적으로 처음 언급한 것으로, 기존에 예정됐던 성주포대만 고집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제3의 후보지로 부지를 변경할 경우 문제점은 예정된 기간 내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골프장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지만 골프장과 인접한 김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이미 골프장에서 7㎞ 정도 떨어진 김천시 농소면에서는 사드반대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
우리 군이 여전히 사드 배치 부지를 둘러싼 갈등으로 한 발짝도 떼지 못하는 사이 미국은 사드 주한미군 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크 밀리 미 육군참모총장은 지난 17일 오후 한국을 방문했다. 밀리 총장은 19일까지 머물며 주한미군 사드 배치 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한반도에 배치되는 사드는 주한 미8군 예하 35방공포여단이 운용하게 된다.
밀리 총장의 이번 방한은 미군이 사드 배치 준비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군 안팎에서는 최근 잇따른 미군 고위급 인사들의 방한이 조속한 사드 배치를 원하는 미군의 속내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밀리 총장이 국방부를 직접 방문하지는 않지만 사드 배치의 조속한 추진을 위한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우리 정부 고위급 인사와 직·간접적으로 만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밀리 총장의 방한에서 공개된 일정은 없지만 우리 군 고위급 관계자들을 만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는 한미간 협의를 거치는 사안으로, 부지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미군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한미 공동실무단은 지난 3월부터 국내 사드 최적지를 놓고 논의해왔으며 그 결과 성주포대를 최적지로 판단, 공식 발표했다. 우리 군이 성주 주민들과 합의해 제3의 후보지로 변경하더라도 사드 배치 지연을 원하지 않는 미군 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불확실하다.
군 관계자는 “사드 부지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주민 동의나 부지 매입을 포함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우리 군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군과의 협의도 풀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