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북한 태용호는 역대 최고위급…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종합)

2016-08-1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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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태용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부인·자녀와 입국”

김정은 체제 염증 느끼고 한국 체제 동경해 탈북…역대 탈북 외교관 중 최고위급

아주경제 박준형 기자 = 제3국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 태용호(55)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가족과 함께 한국에 들어왔다. 태용호는 지금까지 탈북한 북한 외교관 중 최고위급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태용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부인, 자녀와 함께 대한민국에 입국했다”고 밝혔다. 다만 태용호의 정확한 입국 시기와 가족관계에 대해서는 “신변 안전 문제를 감안해 현 시점에선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현학봉 대사에 서열 2위에 해당한다”며 “지금까지 탈북한 북한 외교관 중에서 최고위급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태용호는 북한 김정은 체제에 염증은 느끼고 한국 체제에 대한 동경으로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대변인은 태용호의 망명 사유에 대해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과 대한민국에 대한 동경, 자녀의 장래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의 핵심계층 사이에서 김정은 체제에 대해서 더 이상 희망이 없고 북한 체제가 이미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지배계층의 내부결속이 약화되고 있지 않느냐는 판단을 해본다”고 덧붙였다.

태용호 일가족은 현재 우리 정부의 보호 하에 모처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변인은 “이들은 현재 정부의 보호 하에 있으며 유관기관은 통상적 절차에 따라서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공영방송 BBC 등은 16일(현지시각) 가족과 함께 제3국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 주재 북한 외교관이 태용호(Tae Yong Ho)라고 보도했다.

태용호는 지난 10년 동안 부인, 자녀들과 함께 영국에 거주하며 주영 북한대사관의 홍보 업무를 담당해왔다. 주로 북한의 이미지를 홍보하고 김정은 체제에 대한 오보와 오해를 바로잡는 일을 책임져왔다.

그는 올여름 임기를 마치고 평양으로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몇 주 전 가족과 함께 대사관이 있는 런던 서부에서 자취를 감췄다.

북한대사관 내 서열 2위에 해당하는 고위급 외교관의 탈북은 매우 이례적으로, 최근 잇따르고 있는 북한 엘리트층 탈북 행렬의 일환으로 추정된다.
 

한국으로 귀순한 영국 주재 북한 외교관 태용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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