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주호 기자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16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 "정부는 더는 성산포대만을 고집해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브리핑실에서 발표한 호소문에서 "현장을 수차례 찾은 저도 5만 성주 군민 삶이 지척에 있는 성산포대는 어렵다는 데 공감을 하고 있다"며 “성주 군민들도 국가안보를 위한 불가피성을 충분히 헤아려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성주 읍내와 가까운 ‘성산포대’ 대신 제3후보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해 지고 있는 가운데 염속봉산, 까치산, 성주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군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확실한 창구를 마련하고 진솔한 대화를 꾸준히 이어가 주기를 바란다”며, 군민들에게도 “마음을 열고 차가운 이성으로 나라와 성주를 함께 바라보면서 대화에 응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오는 17일 예정된 국방부장관과 성주 군민 간의 대화를 계기로, 채널을 공식화해서 소통과 대화를 지속시켜 달라는 뜻이 담겨 있다.
또한 “‘사드배치’라는 불가피한 국가안보적 중대사를 놓고 국론이 분열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주장은 할 수 있으나 나라의 안위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고 본다”며, “사드를 둘러싸고 나라와 지역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를 이용하거나 왜곡 시키는 일이 없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김 지사는 “평생을 고향에 살면서 농사 밖에 몰랐던 순박한 군민들이 ‘사드배치’라는 갑작스런 일을 어찌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 성주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영문도 모른 채 모든 것을 감내하라는 것은 참으로 가혹한 일이다”며, “그러므로 성주가 겪고 있는 지금의 아픔은 결단코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라, 국가의 문제를 지역에서 풀어가기 위한 어렵고 고된 과정”이라며 성주 군민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제는 군민들의 고통과 희생을 함께 나누고 안고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라만 보고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자세로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도지사로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드 문제를 풀기 위해 주어진 역할이 있다면 결코 피하지 않겠다. 비판 받을 것은 비판 받고, 책임질 일이 있다면 기꺼이 그 책임을 다 하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피력했다.
그는 “하늘은 시련을 견딜 수 있는 자에게 준다고 했다. 우리에게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냈던 수많은 경험과 저력이 있다. 이제는 반목과 갈등을 접고 양보와 타협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달라”며 성명서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