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에서 우대금리 사라졌다

2016-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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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사 제공]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시중은행들이 우대금리 혜택을 점차 축소하고 있다. 기존 수시입출식 통장에 적용하던 우대이율을 없애고 금리를 더 얹어주던 특판상품 출시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저금리 기조에도 요구불예금, 저축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에 많은 돈이 몰리면서 굳이 우대금리를 통해 고객을 유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우대금리 혜택을 최소화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내달부터 매직트리통장, 더나은미래통장, 채움샐러리맨우대통장 등 일부 입출식예금에 적용되던 우대금리 혜택을 줄일 예정이다. KB국민은행도 KB Star*t통장과 KB 주니어라이프통장에 적용하던 우대이율을 각각 1.0%포인트씩 낮췄다.

한국은행이 수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동안 은행들이 예·적금 상품의 기본 금리를 내린 적은 많았지만 우대금리를 조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대다수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예·적금 상품 금리를 인하했지만 우대금리를 낮추진 않았다.

또 올림픽과 같은 국제적 이벤트나 국가적 행사가 있을 때마다 우대금리를 얹어주던 특판상품을 출시하던 모습도 사라졌다. 

광복절을 맞아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특판 상품을 내놓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지난해 광복절 2~3개월 전부터 우대금리를 얹은 특판 상품을 출시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브라질 리우 올림픽을 활용한 마케팅도 자취를 감췄다. 리우 올림픽과 연계한 은행권 상품은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오! 필승코리아 예·적금'이 유일하다.

그나마 나오는 특판은 영화 흥행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가 주어지는 상품, 각 은행들이 내놓은 모바일 플랫폼과 연계된 상품에 불과하다.

이는 저금리 기조 속에 오히려 은행에 돈이 몰리고 있는 현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단기부동자금이 요구불예금·저축예금 등 0.1%의 금리를 제공하는 저원가성 예금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요구불예금을 포함한 수시입출식예금 잔액은 6월 말 기준 535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6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25%로 낮췄지만 한 달간 18조3000억원이 불었다. 이는 5월 증가액(6조5000억원)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상반기 전체 증가액(22조5000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은행들이 수익성 방어 차원에서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반기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후폭풍으로 영업 환경이 더 안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상반기 예상보다 실적이 좋게 나왔지만 하반기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기존 고객 혜택을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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