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신 문화창조융합센터장 "문화콘텐츠 산업은 국가 브랜드 첨병"

2016-08-16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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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 아이디어 구체화, 전문가와의 협업 통해 융복합 문화콘텐츠 생산

강명신 문화창조융합센터장 [사진=문화창조융합센터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지난해 2월 문을 연 문화창조융합센터(센터장 강명신)는 창작자 아이디어 구체화, 전문가와의 협업 등을 통해 글로벌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융복합 문화 콘텐츠를 기획·개발하고, 이를 사업화하며 '신진 창작자들의 요람' 역할을 해왔다.  

사업화 모델을 찾는 데 애를 먹던 국악 기반의 스타트업 단체 '타고'는 센터의 멘토링을 계기로 해외 시장까지 넘보는 글로벌 뮤직 그룹으로 거듭났고, 이들의 공연 '코리안 드럼(Korean Drum) II'는 8월 한 달간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에도 오르게 됐다. 
또한 수학을 활용한 에듀테인먼트 뮤지컬 '캣 조르바'를 제작한 '문화공작소 상상마루'는 지난 5월 중국 하이난항공 산하의 공연제작사 '신화국제문화전파 북경유한공사'와 캐릭터 라이선스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센터가 단순한 해외 공연이 아닌 MOU 체결까지 성사시킨 상상마루의 사례는 문화콘텐츠 기업들에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 기회를 열어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까지 누적 방문객 7만여명, 하루 평균 방문객 250여명에 달하는 센터는 갈수록 할 일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시쳇말로 '일복 터진' 기관이 됐다. 한여름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상암동의 '콘텐츠 선수'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강명신 센터장을 만났다. 

- 센터를 아직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강소기업(개인 포함)들을 발굴해 이들이 '산업'으로서 발전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곳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육성의 초점을 IT기업에 맞추고 있었는데, 센터는 여기에서 탈피해 '콘텐츠'와 그를 뒷받침할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한다. 정부 차원의 지원금 보조 등과는 달리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려주려 하는 것도 센터만의 특징이다." 

- 센터의 롤모델이 있었나? 
"미국, 이스라엘, 중국에 유사한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과 딱 들어맞진 않았다. 실리콘밸리는 누가 뭐래도 IT 중심이고, 디즈니 이노베이션센터는 롤모델로 삼기엔 표본이 매우 적었다. 베이징, 상하이의 경우는 클러스터의 규모는 컸지만 실리콘밸리를 흉내낸다는 느낌이 강했다. 결국 센터는 여러 나라의 장점들만을 잘 벤치마킹했다고 생각한다. "

 

강명신 센터장 [사진=문화창조융합센터 제공]



- 성공하는 문화콘텐츠의 조건이 있나?
"문화콘텐츠는 규모를 베끼는 게 아니다. 규모가 뒷받침된다고 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중국이 유독 한국의 콘텐츠에 관심을 많이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화제가 됐던 '포켓몬고'의 기술도 사실은 예전에 존재했던 것이지만 스토리텔링이 첨가됐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협업이 활발해져야 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 시장의 트렌드를 제대로 짚어낼 줄 알아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나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콘텐츠 공부를 계속 하고 있다. "

- 인상적인 신진 창작자들을 소개해달라.
"요즘은 멀티 채널 네트워크(MCN)가 역시 핫하다. 대표적인 곳이 '캐리소프트'인데 이들은 전통적인 TV 프로그램들과는 다른 방식의 트랙으로 전략을 짰다. 예전 같으면 3년동안 30억~50억을 투자해 시리즈를 만들고, 방송을 타서 인기를 얻으면 그때부터 캐릭터 사업을 하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1억 뷰 달성' 등 웹에서 먼저 인기를 얻고 난 뒤 방송에 진출했고 해외로도 나갔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도 빼놓을 수 없다. '서틴플로어' 같은 업체는 여러 대의 소형 카메라·렌즈로 촬영한 영상을 이어 붙여 하나의 360도 영상을 완성하는 등 이 분야의 절대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밖에 빅데이터, 딥러닝 등과 연계된 캐릭터 사업의 성장도 인상적이다. "

- 무료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오 크리에이티브 오피스' 인기가 뜨겁다.
"웹드라마 제작사 '트웬티세븐'은 기획, 아이디어 회의에서부터 모션스튜디오를 활용한 영상 촬영, 스토리랩 편집, 사운드랩 음악 믹싱과 내레이션 녹음까지 이곳의 공간과 제작시설을 무상으로 활용해 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한 공간에서 원스톱으로 작품을 제작했다. 다양한 장르의 전문가 강연과 멘토링 프로그램, 비즈매칭데이를 운영하며 창작자들의 아이디어가 비즈니스로 탄생하는 데 직·간접적인 도움을 준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는 듯하다." 

- 오피스 입주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꿈이 큰 사람들이 많이 오면 좋겠다. 1조가 넘는 기업가치를 지닌 스타트업(유니콘기업)이 중국엔 30여개 있지만 우리나라엔 쿠팡, 옐로모바일 단 두 곳 뿐이다. 페이스북이나 에어비앤비처럼 문화콘텐츠로 유니콘기업이 되려는 꿈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대환영이다." 

- 센터는 '문화융성'에 어떤 식으로 기여하나?
"제조업은 국가경제를 책임지는 역할을 할 만큼 했다. 이제는 문화 그리고 콘텐츠의 시대다. 문화콘텐츠 산업은 국가 브랜드의 격을 올려 다른 산업의 가치까지도 덩달아 올리는 효과를 발휘한다.
고무적인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문화콘텐츠에 남다른 소질이 있다는 점이다. 문화 전문가로서, 센터장으로서 확신한다. 센터는 앞으로 국가 전체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웹툰, VR, AR 등 새로운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굴·확장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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