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올림픽 보도도 성차별 자성 목소리

2016-08-11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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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선수들 비하하는 듯한 보도 뭇매

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결승에 출전한 미국의 시몬 바일스가 평균대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최근 국내 중계에서 여성 선수들에 대한 성차별적인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국외 언론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국 방송사인 BBC는 10일(이하 현지시간) 올림픽에 관한 보도를 하는 언론매체들의 언어와 보도방식에 성차별적인 요소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체조선수인 시몬 바일스가 이단평행봉 시합을 벌이고 있을 때 NBC의 중계진은 "제 생각에는 바일스 선수가 남자보다 더 높이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 매체인 메일은 온라인 판에서 미국의 수영선수인 케이티 레데키를 '여자 펠프스'라고 부르며 칭찬했다. BBC는 이미 세계챔피언이 이들이 굳이 남성과 비교당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여성권리 단체인 파우세트 소사이어티의 샘 스메서스는 "너무나 오랜 기간동안 여성들의 스포츠는 2류의 게임으로 취급받아왔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일간지인 시카고트리뷴은 사격 여자 트랩에서 동메달을 따낸 미국의 코리 코델을 "베어스(미국 미식축구팀) 라인맨의 부인이 올림픽 트랩 사격에서 동메달을 땄다"고 보도해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오픈 대학교의 케스 우드위드 교수는 "여성 선수들을 묘사할 때 우리가 얼마나 퇴보한 듯 보이는 가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드위드 교수는 "미디어에서는 여성 선수가 우승하면 그 공을 여성의 남편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반면 테니스 경기 등에서 남성 선수를 응원하러 온 부인을 비출 경우에는 그런 인식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 7일 영국 BBC의 한 해설자는 유도 여자 52㎏급에서 조국 코소보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마일린다 켈멘디 선수의 경기를 '캣파이트(Catfight·여자끼리의 싸움)'로 비하했다.

'캣파이트'란 두 여성이 서로 할퀴고 머리를 잡아당기는 등 고양이들의 싸움을 뜻하는 말로 여성 비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BBC 해설자의 발언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이런 성차별적인 발언은 새로운 것은 아니며, 빙산의 일각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캠브리지 대학에서 출판한 최근 연구에서는 올림픽 경기 중 신문과 소셜 미디어에서 여성과 남성 선수들에게 사용된 수백만개의 언어들을 분석한 결과 차이는 확연했다. 

이 연구에서 여성 선수들에게 많이 사용된 말은 나이들고, 늙고, 임신, 결혼, 미혼 등과 같은 단어였던 반면, 남성들에게 많이 사용된 말은 가장 빠른, 강한, 큰, 위대한 등의 단어였다. 

사진보도 등에서도 여성 선수들의 경우에는 성적인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보도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BBC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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