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수영장이나 택시, 혹은 음악축제에서 완전히 두손이 자유롭게 있을 수 있다고 상상해 보라. 우리는 이것이 스마트폰 시대를 이을 다음 시류라고 본다" 일본의 지문결제 스타트업인 리퀴드의 대표 쿠다 야스히로는 본인이 그리는 미래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최근 일본을 비롯한 전세계는 지문, 홍채, 손금 등을 이용해 본인을 인증하는 생체인식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리서치 회사 트랙티카는 생체인식 시장이 2024년까지 149억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15년 시장규모는 20억 달러에 불과하다.
생체인식 기술은 올해 들어서 매우 흔한 것이 되었다. 스마트폰과 같은 스마트기기의 잠금을 풀기위해서 지문인식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 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 영화인 백투더퓨처 2에 등장하는 주인공처럼 택시를 타고 손가락으로 요금을 계산하거나 ATM 기계에서 지문으로 본인을 인증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결제를 위해서는 하나의 지문과 다른 하나의 지문을 대조하는 1:1 기술이 아니라, 수천수백만 개의 지문 중에서 하나를 찾아내는 1:N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야스히로 쿠다가 대표로 있는 스타트업인 리퀴드는 이같은 1:N 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곳이다. 이것은 거대 데이터베스 속에 저장된 지문 중에서 하나의 일치하는 지문을 찾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그동안 범죄자들을 찾기 위해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많이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상업적인 결제를 위해서는 지문인식 속도가 빨라져야 한다. 경찰 수사처럼 며칠씩 결과를 기다릴 수는 없기때문이다.
최근에는 딥러닝과 같은 인공지능 기술 덕분에 리퀴드의 시스템은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1:N 인증에 성공하고 있다. 또한 지문인식기는 살아있는 사람의 지문과 젤라틴이나 진흙으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지문을 구별할 수 있다.
일본 남부에 있는 테마파크인 하우스텐보스는 리퀴드의 지문인식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시즌별 입장권을 가진 사람들은 지문하나로 음식과 놀이기구를 탈 수 있다. 아직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만 않지만, 운용과정에서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대변인은 밝혔다.
한편 지난 6월에 리퀴드는 일본의 휴대폰사업자인 KDDI와 협업을 통해 도쿄의 이케부쿠로의 쇼핑지역을 찾는 이들에게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 경우에 호텔에 체크인 할 때 신용카드와 지문을 같이 등록하며, 호텔의 체크인과 차를 렌트하는 것 모두 지문으로만 할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서비스를 후원하고 있으며, 2020년 도쿄 올림픽 때는 더욱 넒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지적했다.
일본 정부와 미즈호 은행, 휴대폰 제조업체인 NTT 도코모 등의 지원을 받고 있는 리퀴드는 일본은 물론 스리랑카, 필리핀 등 여러 곳에서 지문결제 시스템을 출시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이 이같은 지문결제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 속도와 보안을 희생하지 않고는 상업적 결제의 광범위한 사용이 힘들다는 것이다. 아직은 생소해 사용자가 많지 않은 것도 단점이다. 만약 리퀴드와 같은 스타트업이 높은 신뢰도를 구축한다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