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마테오 렌치 총리 [사진=AP=연합뉴스]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이탈리아의 투표가 제 2의 브렉시트가 될까? 2014년 권좌에 오른 마테오 렌치 총리의 정치적 미래가 불안해보인다고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렌치 총리는 취임 당시만 해도 자신이 다른 총리들과는 달리 비교적 장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렌치 총리의 미래는 이전보다 훨씬 불안정한 상황이 됐다. 오는 11월 경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탈리아의 국민투표는 헌법 개혁안과 관련된 것이다.
때문에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헌법개혁 국민투표는 '정치적 심판'의 의미를 띠기 시작했다. 만약 렌치 총리가 질 경우에 결과는 여러가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총리 선출을 위한 선거를 다시 치러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될 경우 최근에 인기를 얻고 있는 오성운동이 권력을 차지할 수 있다. 문제는 오성운동이 EU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기 때문에 이탈리아 내부에서 유로 탈퇴 움직임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이탈리아 은행들의 부실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이탈리아 주요 은행 5개 가운데 2개가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의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다. 특히 이탈리아의 방카 몬테 데이 파시 디 시에나(MPS)가 은행의 내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보통주1등급(CET1) 비율이 마이너스 2.4%로 최악을 기록했다. 유로존 51개 은행 평균치는 9.2%에 달한다.
은행 부실문제들이 불거지면서, 경제성장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고 계속되는 난민위기 등 탓에 렌치가 이번 가을의 국민투표에서 이길 수 있을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브렉시트 국민투표와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렌치 총리는 지난 11일 이탈리아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국민투표가 (브렉시트 투표와)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영국의 경우 불만이 많았던 EU에 대해 의견을 묻는 투표였던 반면 이탈리아 국민투표는 우리가 30년 동안 필요성을 느껴온 헌법 개혁에 관한 것"이라고 구분지었다.
그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비대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의회를 갖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의회 개혁을 위해 내 힘이 닿는 한 모든 일을 하려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