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안전공사 직원들이 사업용 전기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전기안전공사]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력사용량이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면서 급기야 지난달 한 때는 전력예비율이 한 자릿수(9.3%) 대로 떨어지는 일도 일어났다.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는 예보도 나왔다. 전력량 급증에 따른 정전사고의 우려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경북 포항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전기 공급이 끊겨 840가구 2000여명의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어야 했다. 또 이달 초에는 경기도 고양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 정전 사고가 일어나면서 3000여 가구가 열대야로 불편을 겪었다.
연중 전력사용량이 가장 많은 시기인 이달 16까지 무렵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력거래소는 점쳤다.
공사 측이 꼽는 정전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차단기 작동 오류나 케이블 화재 등이 원인인 경우도 있으나, 전력사용량 급증에 따른 변압기 과부하 고장이 원인인 경우가 훨씬 더 많았다.
특히 지은 지 오래된 대단위 아파트 단지의 피해가 컸다. 대형 가전제품과 냉방기 보급률 확대로 늘어난 전력 수요를, 20년전 지어진 아파트내 '노후' 변압기가 미처 감당하지 못하는 탓이다.
신도시 개발 붐이 일던 1990년대 시공된 아파트의 경우, 구내 변압기의 가구당 적정 용량이 1㎾면 충분했지만, 현재는 기준이 3㎾ 수준으로 크게 높아진 것이다. 주민들에게 필요한 전력의 3분의 1 정도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얘기다.
물론 필요 용량에 맞도록 변압기를 교체하거나, 한계 용량 이내로 절전하면 된다. 실제 최근 지어진 아파트들은 대부분 세대당 5kW를 변압기 적정용량 기준으로 삼고 있다.
전기안전공사는 “관리사무소나 입주자 대표들이 자체 선임한 민간 전기안전관리자와 협의해 변압기와 옥내 전선 등의 설비가 적정 기준에 못 미치거나 오래돼 낡은 것은 교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비상용자가발전기와 같은 대비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정전 피해를 줄이는 한 방편이다.
임종민 한국전기안전공사 재해관리부장은 “오래된 전기설비를 제때 교체하고, 안전전문기관을 통해 정기 검진에 힘쓰는 것만이 정전 사고를 예방하는 최선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