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울산 정하균 기자 = "이제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이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힘닿는 대로 울산사람으로서 지역사회에 봉사하면서 살아가겠습니다."
지난달 31일자로 울산대학교를 떠난 박종훈(75) 교수. 그는 기업인으로서 정년퇴임 후 울산대로 자리를 옮겨 '가시고기' 역할을 했다. 둥지의 알이 부화해 헤엄쳐 세상으로 나갈 때까지 자신의 몸조차 먹이로 희생하는 가시고기처럼, 37년 간 석유화학업에 종사한 경험을 후학들에게 아낌없이 전수하고 대학발전기금까지 기부한 것이다.
박 교수는 1967년 SK에너지에 입사해 공장장과 부사장, 고문을 거쳐 2004년 퇴사한 뒤 울산대 화학공학부 산학협력중점교원으로 임용됐다. 이후 11년 5개월 동안 후학 양성에 매진하다 31일 울산대 산업안전센터장 임기 만료를 끝으로 대학을 떠났다.
그가 울산대에 재임하는 동안 맡은 교과목은 '화학공장 설계 및 운전실무', '석유화학 산업현장의 이해', '산업체 인턴십', '산업체 현장설계'
박 교수는 또 지난 2006년 1000만 원의 장학금 기탁을 시작으로 2010년부터는 해마다 1000만 원씩 지금까지 모두 7000만 원을 대학에 기부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정년퇴임한 직장인으로서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었다"며 "지금까지 울산에서 많은 혜택을 받은 만큼 앞으로도 시민사회를 위한 봉사와 멘토링에 더욱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울산시가 품격 있고 따뜻한 창조도시를 만들기 위해 전직 석유화학·자동차·조선 분야 퇴직 공장장 및 임원들로 구성한 전문경력인사지원센터(NCN) 회장을 맡고 있다.
또 화학네트워크포럼 회장, 한국화학연구원 울산본부 자문위원장, 울산 미래 화학산업 발전로드맵 총괄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서 울산 미래 화학산업 발전에 계속 기여할 계획이다.
오연천 울산대 총장은 지난달 26일 박 교수의 대학발전기금 전달식에서 "엔지니어와 CEO로서 체득한 산업현장 경험을 후학들에게 전수하는 데 헌신함으로써 울산대 산학협력 사례가 세계 주요 신생대학의 모범사례로 원용되는 데 기여했다"며 공로패로 그 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