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춤 춰요 에스메랄다. 노래해요 에스메랄다. 함께 할 수 있다면 죽음도 두렵지 않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위고가 완성한 비극적이면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인 ‘노트르담 드 파리’는 그 안에 위고가 지향했던 인도주의와 자유주의 사상이 함축돼 있다.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한 ‘노트르담 드 파리’는 현재까지 오리지널 크리에이터들이 전세계 프로덕션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8년 처음으로 한국어 라이선스로 공연한 후 2009년과 2013년 전국 10여개 도시에서 막을 올렸다.
작품 안에서는 매혹적인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중심으로 꼽추 종지기 콰지모도, 근위대장 페뷔스, 성직자 프롤로가 사랑을 다툰다. 콰지모도가 순정적인 인물이라면 페뷔스는 욕망에 넘치는, 프롤로는 집착이 강한 캐릭터다.
그중 콰지모도를 연기한 배우 홍광호는 에스메랄다를 향한 절절한 마음을 잘 표현했다. 한 쪽 다리를 절뚝이며 에스메랄다를 간절히 원하는 모습은 관객들의 감수성을 적시기에 충분했다. 특히, 관객 뿐 아니라 공연장 자체를 집어삼킬 듯 한 발성은 감탄을 자아냈다.
에스메랄다를 연기한 배우 린아도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탁월한 실력을 뽐냈다. 자신의 장기인 안무 실력은 여전했고, 공연 곡도 안정적으로 소화해냈다. 그동안 뮤지컬 ‘오케피’와 ‘뉴시즈’ 등에서 조연을 맡았다면 이제는 당당히 주연급 배우로 나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음악 역시 돋보였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배경음악은 프랑스에서 발매와 동시에 17주동안 음악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이미 정평나있다. 이번 공연에서도 팝 음악적인 요소가 많은 브로드웨이 작품과 다른 대중성이 가미된 오페라 음악으로 관객의 귀를 즐겁게 했다.
주·조연 배우 외에 댄서들의 아크로바틱한 몸짓도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현대무용에 브레이크 댄스가 접목돼 자유롭고 독창적인 에너지가 분출됐다. 무대 곳곳을 누비며 텀블링을 비롯한 갖가지 곡예를 부리며 공연을 더욱 다채롭게 했다.
무대세트는 노트르담 성당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듯했다. 길이 20m, 높이 10m에 달하는 무대세트에 대형 종과 움직이는 기둥, 가고일 석상은 그 시대의 신비로움을 자아냈다. 무대 위를 날아다니는 종은 공연장 전체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줬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8월 21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하며 9월 2일부터는 진주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전국 투어로 관객들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