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야기]<25>창덕궁 마지막 안주인 ‘순정효황후(純貞孝皇后)’

2016-07-2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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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세계문화유산으로 유명한 창덕궁엔 여장부가 살았다. 일본제국주의 침탈에 마지막까지 저항하고 한국전쟁 중 북한군에도 호통을 쳤던 여인이다. 바로 창덕궁의 마지막 안주인 순정효황후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후인 순정효황후 윤씨는 1910년 조선의 운명이 일본으로 넘어가는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 당시 조선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이 신하들에게 협박을 당하며 한일 합방조약에 날인을 강요받고 있었다.

윤씨는 조약을 막기 위해 옥새를 빼앗아 자신의 치마 속에 감추어 버렸다. 신하들이 함부로 황비의 치마를 들춰낼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력욕에 영혼을 빼앗긴 황비의 숙부 윤덕영이 옥새를 빼앗아 넘겨버렸다. 나라를 빼앗기고 의지할 곳이 없어진 윤씨는 일제강점기 동안 창덕궁 낙선재로 거처를 옮겨 조용히 지냈다.

오랜 고난 끝에 조국의 해방이 찾아왔고 윤씨는 환궁을 준비했지만 곧 한국전쟁이 발생했다. 한국전쟁에도 창덕궁 내 남아 황실을 지키던 윤씨는 궁궐에 북한군이 들이닥치자 크게 호통을 쳐 쫓아내기도 했다. 미군에 의해 피난길에 오를 때도 윤씨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1960년 구황실사무총국장 오재경의 노력으로 결국 환궁에 성공한 윤씨는 창덕궁 낙선재에서 남은 여생을 마무리했다. 1966년 2월 3일 7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윤씨의 애국심과 기개는 창덕궁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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