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경영권 분쟁'으로 수세에 몰려있던 중국 최대건설사 완커(萬科)그룹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는 중견 건설사 바오넝(寶能)그룹을 상대로 반격에 나섰다.
완커그룹은 19일 중국증권관리감독위원회(증감회)과 선전증권거래소에 9000여자에 달하는 신고장을 제출, 바오넝그룹 계열사의 구조화 자산관리상품 업무 불법 행위, 정보공개 불충분 등을 이유로 당국의 조사를 요청했다고 텐센트재경 등이 20일 보도했다.
완커그룹은 바오넝그룹이 구조화 자산관리상품을 통해 그림자 금융을 활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바오넝 그룹의 불법 행위가 시정되기 전까지는 최대주주로서의 이사회 투표권도 행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바오넝 그룹은 잇단 지분 매입을 통해 완커그룹 지분 25.4%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상태다.
완커그룹은 바오넝그룹의 인수 시도에 맞서 신주 발행 방식으로 선전지하철그룹을 최대주주로 끌어들이는 방식의 구조조정안을 이사회에서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바오넝그룹과 2대주주인 화룬그룹의 반대로 지지부진하고 있는 상태다.
7개월 넘게 이어진 경영권 분쟁으로 완커그룹의 주가도 연일 곤두박질치면서 바오넝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 4일 선전증권거래소에서 약 6개월 만에 거래가 재개된 완커그룹 주가는 약 2주 만에 30% 이상 하락한 17위안 대에 머물고 있다. 이는 바오넝 그룹이 완커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이용한 9개 구조화 자산관리상품 중 일부의 청산 가격을 밑도는 수준이다. 바오넝그룹이 추가로 증거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보유한 완커그룹 지분을 시장에 내다팔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이른 바 '마진콜' 위기에 처한 것.
주가하락으로 완커그룹은 오히려 바오넝그룹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를 무산시킬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된 셈이라고 시장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