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는 '무이자', 중고차는 '고금리'…캐피탈社의 두 얼굴

2016-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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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캐피탈사들이 신차 할부상품에는 무이자·저금리 혜택을 강화하면서 서민들이 이용하는 중고차 할부상품에는 20%대에 육박하는 고금리를 적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캐피탈사들은 중고차 시장은 대게 소득이 낮은 저신용자들이 몰리기 때문에 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중고차 거래가 연간 400만대에 달할 정도로 활성화되고 있는 데다 부실채권이 반드시 중고차 시장에만 몰린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에서 서민들을 상대로 지나친 고금리 장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여신금융협회 따르면 중고차 할부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16개 캐피탈사들의 중고차 금융상품 최대 금리가 연간 25%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신차 금융상품에 적용하고 있는 무이자~최대 10% 금리 조건과 비교하면 중고차 할부금리가 무려 15%포인트 이상 높다. 

할부에 적용하는 금리를 분류하는 기준은 회사별로 다르지만 통상 개인신용도가 가장 높은 영향을 미친다. 회사별 평균금리는 현대캐피탈(16.7%)이 가장 높았다. 이어 BNK캐피탈(16.15%), 아주캐피탈(16%), JT캐피탈(15.9%), 메리츠캐피탈(15.8%), 효성캐피탈(15.8%), KB캐피탈(15.4%) 순으로 대부분 11~17%였다. 

그러나 적용금리대별 고객현황을 분석한 결과 현대캐피탈은 평균금리를 웃도는 15~25%대 금리 고객이 65%에 달했다. BNK캐피탈과 아주캐피탈도 연 15%~30%이하 고금리의 고객비중이 각각 58%, 61%로 조사됐다. JT캐피탈(64.9%), 메리츠캐피탈(57.1%), 효성캐피탈(61%)등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캐피탈사들은 경기가 침체될수록 중고차 시장에는 부도채권이 늘어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를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불황기에는 신차 할인율이 높아져 신용도가 좋은 소비자들이 굳이 중고차를 구매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A 캐피탈사 관계자는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신차를 이용하는 고객들보다 신용등급이 낮고 리스크가 높아 대손비용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금리가 높을 수 밖에 없다"며 "조달금리에 마케팅 및 회사운영비, 딜러 수수료까지 얹어 금리를 책정하다보니 더 이상 낮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신차에 비해 복잡한 유통단계도 중고차 할부금리를 높이는 주요 요인이다. 중고차 금리에는 신차와 달리 '중고차 딜러 수수료'가 포함된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중고차는 신차와 달리 매매단지에서 특정 제휴사와 거래하는 폐쇄적인 유통구조이고 평균 3%의 제휴 수수료가 붙기 때문에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택 및 부동산 담보대출처럼 목적담보가 있는 중고차의 할부금리가 개인신용대출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은 지나치다고 설명한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담보가치가 분명한데도 개인신용도로 금리를 일괄적용하는 것은 캐피털 업체들의 편의성, 시장의 폐쇄성 때문이다"며 "중고차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유입되고 있는 만큼 시장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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