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판결] 중국의 '일본 탓'에 일중 냉각 기류...일본, 자위대 경계 강화

2016-07-1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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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일본 정치력 작용 판결" 비판...일본 "판결 따라야" 거듭 촉구

"중국 대 아세안과의 관계 표류시 국제적 타격 불가피" 주장도

12일(현지시간) 국제 상설중재재판소(PCA)가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필리핀 승소 판결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인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이번 판결과 관련해 중국 정부는 "일본의 정치력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집단적 자위대의 경계 활동을 강화하며 맞서고 있어 일중 관계의 충돌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NHK, 산케이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이 13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전날인 12일 밤 성명을 통해 "이번 재판에 참여한 중재인 가운데 상당수를 일본 우익 성향 인사가 지명했다"며 "중국은 정치화된 중재 재판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번 재판의 심리를 담당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재판관은 모두 5명이다. 중국 측은 반(反) 성향의 우익 인사인 주미 일본대사 출신인 야나이 슌지 전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소장이 재직 당시 이들을 지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판부의 공정성에 의문이 생긴다는 입장이다.

또 국영 중앙TV는 "야나이 슌지 전 소장은 과거 지식인 간담회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해야 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도 밝혔다. 이에 대해 산케이신문은 "중국 언론은 야나이 전 소장과 아베 정권과의 친분을 강조하면서 이번 재판에 일본 우익 세력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정치화된 재판의 판결은 불법이자 무효라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분쟁 당사국인 필리핀을 제외하고 실명을 거론하면서 비판한 국가는 일본이 유일하다. 이는 PCA 판결 직후 일본 정부가 "중국 정부는 판결에 따라야 한다"고 촉구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기시다 후미오 외무장관은 판결 직후 "중재 판정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만큼 당사국은 이번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현재 일본 정부는 남중국해 주변 해역에서의 충돌에 대비해 자위대의 경계 감시 활동에 대한 강화 조치를 내린 상태다. 해상 자위대의 초계기​​ P3C와 호위함 등이 주변에 대기하고 있고, 항공 자위대의 F-15 전투기는 중국 항공기의 영공 침범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 내에서는 이번 판결에 대해 '중국과 필리핀' 간 대립을 넘어 '중국 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간 분쟁으로 이어지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아오야마 루미 일본 와세다대 교수는 마이니치신문을 통해 "그동안에는 지난 2002년 합의했던 남중국해 행동선언(DOC)에 따라 아세안과의 관계가 상당 부분 개선돼 왔지만 이번 판결 이후 반중노선이 확대되면 남중국해 행동수칙(COC)으로 발전시키려는 계획이 틀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과 대립점에 있는 필리핀은 아세안의 구심점인 만큼 전체 결속이 무너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반중 정서가 강했던 아키노 정권과는 달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과의 대화 여지를 남겨둔 상황이어서 반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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