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해외법인장 소집령을 내렸다. 국내에 미국 고고도방위체계(THAAD·사드) 배치가 결정되자 현대·기아차 글로벌 최대 생산기지인 중국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브렉시트와 신흥시장 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연간 사업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 정몽구 회장은 현재의 위기 상황을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하반기 판매확대를 위한 강도높은 주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회장은 직접 회의를 주재하며 글로벌 시장상황을 점검하고 위기를 타개할 해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상반기 해외 법인 현황 및 지역별 실적 보고를 받고 하반기 판매 전략 등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또 사드 배치라는 변수를 만난 중국 시장과 브라질, 러시아 등 침체된 신흥시장에서의 해법 등 주요 현안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제네시스 브랜드 출시를 앞둔 미국 시장을 비롯해 유럽 시장에서의 하반기 판매 전략과 더불어 브렉시트 이후 유럽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방안 등을 모색할 전망이다.
최근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올해 현대·기아차의 연간 자동차 판매목표 813만대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239만395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1만6170대보다 0.9% 줄었다. 기아차 역시 같은 기간 145만8112대를 판매하며 전년 152만8778대 대비 4.6% 감소했다. 현대·기아차 전체로는 약 2.4% 줄어든 수치다.
올해 목표달성을 위해선 남은 6개월 동안 매달 71만3000대를 판매해야 된다. 이는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달 7만대씩 더 팔아야 한다는 얘기다.
문제는 국내외 경기 상황이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인해 급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만 하더라도 현대·기아차는 더 이상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자동차 브랜드들이 상반기 개별소비세 인하와 신차 효과를 함께 누리며 판매량을 두 자릿수 이상 늘린 것과는 사뭇 다르다.
글로벌 시장 상황은 더 심각하다. 당장 업계에서는 브렉시트에 따른 유럽 자동차 수요 둔화가 현대·기아차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사드 배치라는 변수는 향후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줄 지 가늠조차 쉽지 않다. 특히나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극심한 판매부진을 털어내고 지난 5월이 되어서야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해외판매 실적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며 "현지 법인 등을 통해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