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공공기관 신규채용 놓고 ‘동상이몽’

2016-07-1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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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임금피크제 통해 신규채용 늘어날 것”

공공기관 “임금부담으로 수습 등 교육으로 대체”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정부와 공공기관이 신규채용 규모를 놓고, 이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발생할 고용유발 효과에 기대를 거는 반면, 공공기관은 임금상승 부담으로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공기관들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올해 4400여명의 신규 채용자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중 2000여명은 4분기에 신규채용을 한다는 계획서를 공공기관들로부터 받았다.

공공기관 역시 직원 중 3332명이 임금피크제 대상인원으로 전환되는 시점인 12월말, 신규 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재부의 입장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신규채용 수치가 기재부가 생각하는 4000여명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들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위해 신규채용을 늘리기보다 기존에 채용한 인력의 수습기간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기재부가 기대하는 올해 채용규모는 다소 늦춰질 공산이 크다. 채용돼도 정규직이 되려면 수습기간을 거쳐야 하는데, 올해 기재부가 목표로 한 수치에 크게 미달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에서는 수습기간이 끝난 후, 정규직원이 됐을때 다시 신규채용을 추진한다.

실제 국회예산정책처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규채용 인원 수습기간 등을 확대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일부 공공기관은 수습기간을 적용해 해당기간 동안 초임임금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공기관이 임금피크제에 대해 정부와 다른 입장을 보이는 것은 각 기관별 특성을 고려한 임금피크제 도입보다 정부의 일괄적 재정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일률적인 기준에 따라 신규채용목표를 설정하는데 비해 각 기관은 다양한 특성이 반영되지 않아 기존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던 기관 등에 부담이 발생하는 것이다. 각 기관에서 임금피크제 해석이 제각각인 이유다.

예를 들어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은 임금조정기간을 최대 6년으로 설정한 반면, 단 1년만을 임금조정기간으로 설정한 기관도 4개 기관이 존재한다. 또 신용보증기금은 총 260% 임금감액률26)을 적용해 임금피크제를 설계했지만, 일부기관은 1~3년간 총 30% 수준 임금감액률로 설계해 임금감액률 격차가 8배가 넘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요구하는 신규채용목표를 달성하려면 임금조정기간을 확대하고, 임금 지급률을 낮게 설정해야 한다는게 공공기관의 설명이다. 신규채용을 위해 임금피크제 대상 인원의 인건비를 절감해야 하는데, 임금조정기간을 확대하고 임금지급률을 낮게 설정할수록 인건비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은 “임금피크제가 먼저 발전한 일본은 고령자 정년연장을 대가로 임금을 삭감하는 형태로 진행됐지만, 우리나라 임금피크제는 고령자 정년연장 보장과 함께 신규채용 확대를 목표로 추진돼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위기에 따른 청년 실업률 악화 등으로 공공기관의 청년채용 확대 요구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는 전반적인 공공기관 인력 운용방식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 새로운 요구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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