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국민단합 차원에서 광복절 특별사면 실시를 기정사실화한 데 이어 국정쇄신책으로 개각 카드를 꺼내들 것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보와 경제 이중 위기와 고고도 사드 배치 논란 등으로 혼란스러운 국민여론을 결집시키고 여소야대 상황에서 집권 후반기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 박 대통령, '국민화합' 광복절 특사 단행…대상과 폭에 관심
박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금 우리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이 많고 국민의 삶의 무게가 무겁다"며 사면 목적으로 국민 역량 결집, 재기의 기회 마련 등을 제시함에 따라 정치인과 재벌총수 등이 사면대상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지금 국민들 삶에 어려움이 많은 데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서 사면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포함한 기업인 14명에 대한 사면을 단행한 바 있다.
현재 확정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인 주요 기업인으로는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 구본상 LIG넥스원 전 부회장, 집행유예 상태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건강 문제로 구속집행정지 상태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병 보석 중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특사에서 고배를 마신 김승연 회장과 4년 형기의 92%를 마친 구본상 전 부회장에 대한 사면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특권층 사면에 그동안 부정적 입장을 취해 왔고 국민 여론도 부정적이라는 점에서 정치인과 기업인 사면은 극히 제한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도로교통법 위반 사범과 생계형 절도범 등 민생 사범 위주로 대상자가 선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이달말 다음달초 중폭 개각 단행할 듯...미래, 환경, 농식품, 문화 교체 대상 거론
개각 폭과 시기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여권 핵심 인사들에 따르면 실무 차원의 개각준비 작업은 마무리됐고, 사실상 박 대통령의 최종 결심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달 말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박 대통령의 여름휴가 이후 4-6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와의 지난 5월 회동에서 언급됐던 정무장관 신설이 가시화된다면 개각 폭은 한층 더 확대될 수 있다.
우선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임명된 ‘장수장관’인 윤성규 환경부 장관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교체 대상으로 꼽힌다.
환경부는 내부 인사 기용, 농림부는 김재수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과 이양호 농촌진흥청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또 다른 원년 멤버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경우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이어서 교체하기 쉽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사드 배치’ 발표 당시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교체 여부가 주목된다.
교체될 경우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임성남 외교부 1차관,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후보군이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미래부는 최근 직원들의 기강해이 사건이 잇따르고 있으며 문화체육관광부는 새 국가브랜드 ‘CREATIVE KOREA’(크리에이티브 코리아-창의 한국)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미래부는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과 서상기 전 새누리당 의원, 홍남기 1차관, 최재유 2차관이 거론되고 있고, 문화부는 정치권 인사 기용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등의 이름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