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 대출이 대환대출로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중금리 시장이 급속도로 형성되면서 연체율과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금리 상품을 두고 업권 간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불완전 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감독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이 중금리 시장 활성화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면서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제2금융권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SBI저축은행의 사이다, 웰컴저축은행의 텐, JT친애저축은행의 원더풀 와우론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는 지난 12월 출시 이후 7개월만에 누적대출액 900억원을 달성했다.
최근에는 은행까지 중금리 대출 시장에 가세했다. 지난 5일부터 9개 은행(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농협, 수협, IBK기업, 제주, 전북은행) 전국 각 지점에서 사잇돌 중금리 대출을 출시했다. 사잇돌 대출은 비은행권 대출을 이용했거나 이용가능성이 있는 CB4~7등급인 중신용자로 기존 은행상품 이용이 어려웠던 고객이 대상이다. 1인당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할 수 있으며 연 이자는 6~10%대 수준이다.
중금리 시장에서 상품군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우선 9월 중에 4개 은행(대구, 부산, 경남, 광주)이 추가로 사잇돌 중금리 대출을 출시한다. 저축은행도 SGI서울보증보험과 연계한 상품을 내놓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중금리 상품 출시를 위한 합종연횡도 이어지고 있다. P2P 기업 피플펀드는 전북은행과 연계해 최초로 은행 연계 상품을 출시했다. 써티컷은 NH농협은행과 연계하고 ‘고금리 카드대출 30% 인하’를 전면에 내세운다. 이외에도 테라펀딩은 동부저축은행과 어니스트펀드는 신한은행과 제휴를 맺는 등 다양한 형태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중금리 시장에서 경쟁이 가열되면 불완전 판매가 일거나 연체율이 치솟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한 금융사는 중금리 상품을 고객이 신청했는데 자격이 안 되면 자사의 비교적 금리가 높은 다른 대출 상품을 소개하는 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중금리 대출은 시장 타깃을 제대로 설정하고 그에 맞는 마케팅을 하는 게 중요한데 1000만원을 대출하려는 고객에게 500만원은 중금리 상품으로 나머지 500만원은 고금리로 대출을 내는 식으로 끼워팔기를 할 수 있다”면서 “신용등급에 비해 과도한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영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