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국내에 처음으로 '대량 자동화 탈산(脫酸)처리장비'가 도입된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은 최근 미국 프리저베이션 테크놀로지(Preservation technologies)사와 탈산처리장비 구입계약을 체결하고, 설치를 위한 기반시설 공사를 준비중이라고 6일 밝혔다. 올해 말까지는 설치가 완료돼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탈산처리는 종이자료의 산성화를 예방하고자 종이에 알칼리성 약품을 투여, 산성도(pH)를 중성(pH 7)이상으로 높여주는 것을 말한다. 이 작업은 종이의 수명을 약 3배 정도 늘려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1000만 권을 넘는 국가문헌을 보존하고 있으며, 1980년 이전에 출판된 근대문학자료, 잡지, 신문 등 약 80만 권의 자료들을 소장하고 있다. 출판된 지 30년 이상 지난 이들 자료들은 산성화 때문에 대량 탈산처리가 시급한 상태였다.
미국 회사로부터 도입하기로 한 장비(Bookkeeper)는 도서, 지도, 신문, 잡지 등 다양한 형태의 종이자료에 안정적, 친환경적인 처리를 하는 대표적인 탈산처리시스템으로 유명하다. 미국의회도서관(LC), 폴란드국립도서관, 남아프리카국립도서관, 일본공공도서관 등도 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임원선 관장은 "탈산처리장비의 도입으로 대량탈산처리능력(10만권/년) 확보 및 소독처리(10만권/년), 수선·복원처리(5만권/년) 등 연간 총 20~25만 권의 보존·복원처리능력을 갖게 되었다"며 "금년 8월 도서관연구소가 자료보존연구센터로 개편됨에 따라 국내 각급 도서관, 자료관, 문학관, 개인 등의 귀중자료들을 위탁 보존·복원처리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