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최경환도 8.9 전당대회 불출마…새누리 전대 흥행할까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이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9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의 차기 당권 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돼 왔던 친박(친박근혜)계의 핵심 인사 최경환 의원이 6일 '8.9 전당대회'의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친박계가 밀었던 최경환, 서청원 의원이 출마를 고사하고, 비박(비박근혜)계 역시 유력 주자였던 유승민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전대가 다소 김이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출마 의지를 밝힌 인사들이 상대 후보와 거리를 벌리며 표 결집에 나서기엔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에서다.

이날 최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그 날을 위해 오직 평의원으로서 백의종군 하겠다"면서 "이번 전당대회에 저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제가 죽어야 당이 살고 제가 죽어야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고 제가 죽어야 정권재창출이 이루어진다면 골백번이라도 고쳐 죽겠다"면서 "오늘 저의 불출마를 계기로 더 이상 당내에 계파라는 이름으로 서로가 서로를 손가락질하고 반목하는 일은 없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 의원은 총선 직후부터 전대 불출마의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기 당 대표 후보로 최 의원의 이름은 항상 거론돼 왔다. 분화가 가속화되는 친박계의 표를 모아 당내 구심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해 왔다.

하지만 최 의원은 "당의 화합과 내년 대선승리를 위해 견마지로를 다하겠다"고 밝히며 당권 도전을 끝내 고사했다. 총선 패배의 책임론을 감안하면 당 대표 선거 시 역풍을 우려했을 가능성도 있다. 최 의원은 총선 당시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이라고 불리는 청와대나 정부관료 출신들의 선거사무소 개소식마다 방문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오늘 저는 저의 몸을 불살라 그 불빛 중 하나가 되고자 한다"면서 "오늘 이후로 제2, 제3의 불빛들이 나와 주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발언이 특정 후보들에 대한 불출마 권고냐는 질문에 그는 "서로 차이를 주장하기보다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하자는 의미로 말씀드린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최 의원과 서 의원 등 친박 유력 주자들이 모두 당 대표 출마의 뜻을 꺾으면서 친박계로선 이들에 맞먹는 거물급 후보를 찾기가 어려워진 상태다. 비박계에서는 현재 김용태 의원이 공식 도전 의사를 밝혔고, 정병국 의원이 검토중인 상태다. 그러나 비박계 역시 유 의원의 불출마에 따라 '구심점'을 찾기가 어렵게 됐다. 전당대회가 향후 흥행에 성공하느냐는 여기에 달렸다. 

현재 친박계에선 이주영 의원이 전대 출마 선언을 했고, 이정현 의원도 7일 출마를 공식 선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한선교, 원유철, 홍문종 의원 등도 검토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최 의원이나 서 의원과 같이 이들 후보들이 친박계 '결집'이라는 당권 확보의 전제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후보자들이 많아질 경우 표 분산도 친박계로선 우려되는 지점이다. 

이제 초점은 다시 서청원 의원에게로 쏠릴 전망이다. 다만 서 의원은 완강하게 당권 도전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전날 일부 친박 의원들은 서 의원을 찾아가 출마를 권유했으나, 서 의원은 "이 나이에 무슨 출마를 하느냐"라며 만류했다. 하지만 권유는 계속 하겠다는 게 이들의 뜻이다. 이들은 서 의원이 '형님 리더십'으로 분산된 표를 모으고 갈등 해소에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무성 전 대표는 최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당을 위해서 좋은 마음으로, 충정에 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차기 당 대표는) 제가 추진하다 다 이루지 못한 정당민주주의를 반드시 정착시키는 대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