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장 등 혐오시설의 재탄생…에너지타운을 주목하라

2016-06-3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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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소매곡리, 애물단지 시설들이 수익사업으로 탈바꿈

마을 떠난 주민들 다시 돌아와 활기…개도국 수출도 준비 중

▲홍천 소매곡리에 들어선 친환경엔너지타운이 지역 주민들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자료제공=환경부]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하수처리장, 쓰레기매립장 등 기피·혐오시설을 활용한 친환경에너지타운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지역 애물단지로 꼽히던 혐오시설이 관광수익을 내는 등 성공사례까지 나오며 지역사회에 새 먹거리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는 관광인프라 확충, 체험 프로그램 개발 등으로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을 관광 명소화하고 홍천 성공사례를 전국으로 확산하는 한편, 개도국 수출도 추진하겠다는 중장기 계획까지 수립했다.
에너지신산업 육성의 핵심인 친환경에너지타운은 하수처리장, 쓰레기매립장과 같은 기피·혐오시설 부지를 활용해 바이오가스,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를 생산·판매하고 주민 생활환경 개선, 소득 향상 기여 등 환경과 에너지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사업이다.

특히 친환경에너지타운은 지난해 11월 박근혜 대통령이 파리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시한 ‘신기후체제 성공을 위한 세 가지 실행방안’ 중 하나의 과제다. 국가차원에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 분야인 셈이다.

성공사례도 나왔다. 국내 최초 친환경에너지타운인 홍천 소매곡리는 예전에는 하수처리장, 가축분뇨처리장 등 기피시설이 입지해 악취피해, 지가 하락으로 주민이 떠나 홍천에서도 가장 소외된 지역이었다.

이런 마을에 친환경에너지타운이 조성되면서 음식물쓰레기와 가축분뇨로 도시가스를 생산하고 처리과정 부산물로 퇴·액비도 생산하는 등 수익도 발생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하수처리장 부지에 설치되는 태양광 발전과 처리장 방류수를 활용한 소수력 발전으로 추가수익을 창출하는 한편, 상·하수도 공급, 마을회관 개조, 홍보관 설립, 꽃길 조성 등으로 생활환경도 개선됐다.

이와 함께 홍천 친환경에너지타운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온실(건조야채 생산)과 가정용 소포장 퇴비생산 등에 재투자해 추가 소득을 창출할 예정이다.

이처럼 마을 분위기가 바뀌자 당초 57가구였던 가구 수가 70가구로 증가하면서 마을 공동체가 회복되는 등 이농현상, 고령화로 소외된 농촌을 되살리는 획기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소매곡리 주민 김수예(여·63세)씨는 “귀촌을 생각하면서 여러 곳을 알아보다 지인 소개로 지난 5월 이곳에 오게 됐다”며 “친환경에너지타운이 조성되면서 마을에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다. 나무를 심고 꽃길을 만든다고 하는데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계속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홍천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지난해 5개소(청주, 아산, 경주, 영천, 양산), 올해에 5개소(인제, 음성, 보령, 완주, 제주) 등 모두 10개소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추가 선정해 전국적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선정된 5개소는 기본 및 실시 설계를 마치고 올해 상반기에 착공했는데, 5곳 친환경에너지타운 건설로 연간 약 35억원 주민소득 향상, 325명(직접 고용 28명) 일자리 창출, 온실가스 연간 6만8824톤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선정된 음성과 완주의 경우 주민들이 홍천 시범사업지를 견학한 후 친환경에너지타운 유치를 적극적으로 희망한 사례다. 친환경에너지타운이 국민에게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환경부는 국내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 중국 등 개도국에도 수출한다는 장기 전략도 세웠다. 중국 ‘농촌환경 종합정비 생태건설사업’에 국내 친환경에너지타운 모델을 접목하기 위한 한·중 협력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중국 농촌환경 종합정비 생태건설사업은 중국형 새마을운동으로 5년간(2008∼2012년) 2조원을 투입해 6000개소를 조성했다. 오는 2020년까지 총 6만개(20조원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그리고 지난 5월 한-이란 환경부장관 MOU 체결을 바탕으로 친환경에너지타운 공동협력을 위한 실무협의를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타운과 연관된 국산 기술·설비를 개도국에 수출하기 위한 종합로드맵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신진수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홍천 시범사업이 님비현상 해결뿐만 아니라 환경·에너지 문제 해결, 마을 소득 향상, 일자리 창출, 농촌관광 활성화 등 1석5조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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