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설명회엔 20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 최근 지역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해수담수화 문제 등에 영향을 받은 듯 큰 관심을 보였다.
부경대 방사선과학기술연구소는 지난 2015년 한해 동안 조사한 결과, 방사능 농도가 연간 평균치 이내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해 1~12월까지 고리원전 주변지역에서 정기적으로 채취한 시료(육상 시료 14종, 해상 시료 6종)에 대한 분석 자료 804건과 주민 대표들과 공동 채취한 시료 분석 자료 40건을 근거 자료로 삼았다.
하지만 예년과 비교할 때 일시 증가한 곳이 3건으로 집계됐다고 공개했다.
지난해 5월 배추에서 검출되지 않아야 정상인 세슘 137의 방사능 농도가 0.0340 베크렐(Bq)/kg으로 확인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베크렐은 방사성 물질의 활동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다)
지난해 9월엔 좌천의 표층토양에서 세슘 137의 방사능 농도가 보고 기준(3.42 베크렐/kg-dry)에 비해 3배 가량 높은 10.2베크렐로 나타났다.
또 12월엔 전베타의 방사능 농도가 보고기준(0.188베크렐/리터)의 2배 가까운 0.337베크렐로 나타나 연구소가 고리원전에 보고했다고 주민들에게 설명했다.
서효진 연구소장은 "방사능 축적 경향 파악이나 내부 피폭 선량 평가, 방사능 수준 파악 등을 볼때 전체적으로 특이한 현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연구소의 설명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오늘 설명회가 고리원전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웠다"고 성토, 연구소 측을 당혹케 했다.
주민 신도우씨(75)는 "세슘이 기준치를 초과해 나타났다고 하면서도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해 설명 안한다"면서 "고리본부가 방사능 비상훈련을 한다고 하면서도 주민들에겐 방송 한번 하는 것으로 끝이다"고 공박했다.
또다른 주민은 "지난 한해동안 조사 발표를 6개월이나 지나 이제야 발표하는 이유가 뭔가"라며 "연구소측이 고리원전으로부터 외압을 받은 것은 아니냐"고 따졌다.
시료 채취와 관련, "2014년 시료에선 일부 검출된 방사능 물질과 일본 원전 주변에서 항상 검출되고 있는 물질이 이곳에선 전혀 검출이 안됐다는 자체가 오히려 의심쩍다"고 의문을 제기하는 주민도 있었다.
한 주민은 "(지난 2012년부터 계속 용역을 맡아오고 있는) 부경대 연구소가 고리원전의 입김에 영향을 받고 있는 거 같다"면서 "이렇게 할거면 (올해 용역을) 그만둬라"고 몰아부쳤다.
이에 대해 서 소장은 "앞으로 시료를 더 많이 채취해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답했다.
고리본부는 발표 시점과 관련, "예년의 경우 3월께 주민설명회를 해왔지만, 올해는 4월 선거를 감안하다보니 늦어졌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