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현재 4G 이동통신에서 0.02초 이상 걸리던 서비스 지연을 0.002초인 10분의 1로 줄이는 5G 이동통신 핵심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인간이 시·청각을 통해 사물을 인지하는 속도가 대략 50ms임을 감안하면 최대 25배 빠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30일 SK텔레콤 등과 역진자 장치를 활용한 시험을 통해, 0.002초 내외의 서비스 지연을 갖는 5G 저지연 이동통신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5G시대에는 순간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기기가 신속하게 동작되야 하기 때문에 통신의 반응속도 또한 굉장히 빨라야 한다. 초저지연(超低遲延) 시대로 가야하는 이유다.
ETRI에서 개발된 5G 저지연 이동통신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수 있다. 예컨대 앞차가 사고가 나면 뒤따르는 차량에 순식간에 전달해야 하는 차량간 충돌방지 시스템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또한 수술 중 환자 상태 파악과 수술장비의 실시간 제어가 필요한 원격 진료 시스템 등과 같이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서비스에 저지연 기술은 필수적이다. 이와함께 스마트 팩토리, 드론 제어, 실시간 원격 로봇 정밀제어, 증강현실 등에서도 저지연 기술은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ETRI가 개발에 성공한 5G 저지연 이동통신기술의 핵심은 단말에서 기지국까지의 무선구간에서 0.001초 주기로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기존 4G 방식에서 탈피해 4G 대비 7분의 1 수준으로 주기를 단축시켜 신속하게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또한 기존 4G용 단말과 5G용 단말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구조, 수신 데이터의 인식 시간을 최소화하는 기술, 제어신호와 참조신호를 최적으로 배치하는 기술 등이 핵심이다.
ETRI는 이러한 핵심 기술을 사용, 5G 국제 통신표준 제정기관인 ITU-R에서 정의한 '0.001초 이내의 단방향 무선전송지연' 요구사항을 만족시켰고, 응용서버를 기지국과 바로 연결할 수 있는 모바일 엣지 클라우드 개념을 적용해 서비스 지연을 0.002초 내외로 단축시켰다고 밝혔다.
ETRI는 5G 저지연 이동통신 핵심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단말, 기지국, 응용서버로 구성되는 테스트베드를 SK텔레콤 등과 함께 개발 완료했으며, 향후 본 기술은 스마트폰과 같은 단말내 통신모뎀칩으로 내장되며 기지국에도 칩이나 SW형태로 들어갈 계획이다.
저지연 기술을 포함한 5G 이동통신기술은 현재 3GPP에 의해 올해부터 표준화가 본격 진행되고 있어, 우리나라가 5G 저지연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정현규 ETRI 5G기가통신연구본부장은 “이 기술은 5G 핵심기술로, 이동통신망을 통해 극히 짧은 전송지연을 요구하는 새로운 응용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