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먹튀’ 로저스, 미안함 없는 마지막 인사

2016-06-24 14:09
  • 글자크기 설정

[로저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전성민 기자 =먹튀(먹고 튀었다)도 역대급 먹튀다.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 몸값인 190만 달러를 품에 안은 채 에스밀 로저스(31)가 시즌 도중 한화 이글스를 떠나게 됐다. 미안함은 없었다.

한화는 24일 KBO에 로저스의 웨이버 공시 요청을 공식 발표했다.

로저스의 방출은 스스로의 입에서 먼저 나왔다. 로저스는 같은날 오전 개인 SNS를 통해 수술을 받느냐는 질문에 "미안하지만 그렇다.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고 적었다.

로저스는 지난 4일 삼성전에서 오른 팔꿈치 통증을 느껴 2⅓이닝만 투구한 후 마운드를 내려왔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서 팔꿈치 인대 손상 판명을 받았다.

이후 한차례 캐치볼을 한 로저스는 지난주 구단에 수술을 받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구단은 선수의 입장을 받아들였다. 병원 측에서도 재활보다는 수술을 권했다.

지난 21일 알렉스 마에스트리의 대체 선수로 외국인 투수 파비오 카스티요를 영입한 한화는 로저스의 수술을 곧 공식발표하려 했다. 하지만 선수가 이를 먼저 SNS에 퍼뜨림에 따라, 구단은 부랴부랴 이를 수습해야 했다.

무엇이 급했는지는 모르지만, 로저스의 행보는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최고의 대우를 해준 구단을 생각해서 왜 기다리지 못했을까?

2015 시즌에 10경기에 출전해 6승2패 평균자책점 2.97 3완봉 4완투를 기록한 로저스와 한화는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 몸값인 19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하지만 로저스는 부상으로 인해 올 시즌 6경기에 출전해 2승3패 평균자책점 4.30에 그쳤다. 실망스러운 성적이고 마무리이지만 부상으로 인한 방출이기 때문에, 한화는 잔여 연봉을 모두 로저스에 지급해야 한다.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때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로저스는 지난 5월6일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몸 상태가 100%가 아니라면 여기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그의 호기는 두 달을 넘기지 못했다.

구단을 통해 로저스는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게 돼 미안하다'는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로저스의 마지막 인사는 달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