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리튬 자원의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되는 소듐이온 이차전지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순천센터 분석연구부 김희진 박사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원 정유성, 최장욱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소듐이온 이차전지의 성능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원자들이 결합돼 고체화 될 때 이루는 모양을 결정구조라고 하는데, 이 화합물은 결정구조에 따라 그 화학적 성질이 달라지는 다형체의 특징을 갖는다. 흔히 사용되는 푸른색 결정구조 상태에서는 3V 정도의 평균전압을 나타내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었지만, 붉은색을 띄는 결정구조는 합성 조건이 까다롭고 제조에도 수 일이 걸려 이차전지의 양극소재로서 주목받지 못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소듐이온의 농도를 낮춰 결정구조에 결함을 만들면 수 시간 내에 붉은색 합성물이 생성되고, 양극 소재로 사용할 경우 4.3V까지 작동 전압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성과를 통해 결정구조 상 결함이 물질의 합성에 관여한다는 것이 밝혀짐에 따라, 이를 응용하면 성능이 우수한 결정구조의 소재를 선택적으로 합성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실험 설계 단계부터 재료의 구조적 특성의 해석까지 광범위하게 이론 계산을 활용함으로써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전산재료과학과 분석과학기술의 융복합 연구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소듐이온 이차전지는 자원 부존량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소듐을 이용하기 때문에 리튬이온 이차전지에 비해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어 대형 전기자동차, 태양광풍력발전에너지 저장용 이차전지 등 대용량 전력 저장매체로 활용하기 위해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 유수 저널인 ‘앙게반테케미(Angewandte Chemie)‘ 온라인판에 6월1일 게재됐다.
김희진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는 물질의 구조를 제어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론을 제시한 것으로, 이차 전지 전극 소재뿐만 아니라 에너지, 환경, 전기 등 다양한 분야의 소재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