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증권은 지난 20일 홍콩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공개(IPO) 로드쇼를 열었다. 내달 8일 홍콩 증시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동방증권은 IPO를 통해 최대 11억5600만 달러(약 1조33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지난 1998년 본토에 문을 연 동방증권은 총 자산 2079억 위안 규모의 중국 본토 증권사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중견 증권사다. 올 3월 중국 본토 증시에서 IPO를 통해 100억 위안 자금도 조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대비 2.6배 급증한 202억5000만 위안, 순익은 3배 뛴 73억7400만 위안에 달했다.
동방증권은 확보한 실탄으로 주식금융, 자산투자관리, 주식 브로커리지, 해외사업 등을 확장하고 정보화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중국우정저축은행도 이번주 안으로 상장신청서를 제출, 연내 70억 달러(약 8조원) 규모의 기업공개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 세계를 통틀어 세계 최대 규모 IPO가 될 전망이다. 이외에 초상증권, 광대증권과 평안보험 산하 평안증권, 중신건설증권, 흥업증권도 연내 홍콩 증시 상장 계획을 밝힌 상태라고 21세기경제보(21世紀經濟報)는 보도했다.
중국 본토기업들의 잇단 홍콩 증시 IPO는 침체된 홍콩 경기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1분기 기준 홍콩 IPO 자금조달 규모는 278억 홍콩달러(약 4조15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어 런던, 도쿄를 제치고 전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최근 소매판매 급감, 부동산 경기 악화로 홍콩 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소매판매는 17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홍콩 주택 거래량이 25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최악의 불경기를 맞았다. 홍콩 국내총생산(GDP)는 1분기 0.8% 증가하는 데 그치며 3분기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홍콩 불경기 한파는 서서히 금융업까지 번지고 있다.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홍콩 일일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평균 670억 홍콩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1230억 홍콩달러)에서 46% 감소했다. 동아은행·바클레이 등은 올해 들어 홍콩에서 직원 감축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선언했다.